북한산 국립공원에 설치된 멧돼지 포획 틀

어제 북한산 둘레길을 산책하다가 아주 재미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이곳에 최근에 출몰하고 있는 멧돼지를 잡기 위한 포획 틀이었습니다. 일전에 한 TV 방송에서 나온 형태와 비슷한 것으로 양 쪽으로 들어갈 수 있고 일단 들어가서 메돼지가 발로 가운데에 있는 디딤판을 누르는 순간 양쪽에 올라가 있던 쇠창살이 떨어지면서 녀석을 가두는 형태로 되어있습니다. 설치 상태로만 봐서는 아직 한 번도 사용이 안된 신제품으로 보였습니다. 그리고 그곳에는 친절한 안내문이 다음과 같이 적혀있었습니다.

 

멧돼지 포획틀 설치지점

북한산 국립공원에서 설치한 멧돼지 포획틀입니다. 

임의로 훼손하거나 포획된 멧돼지를 가지고 갈 경우 

자연공원법에 제27조에 의거 처벌받게 됨을 알려드립니다. 
- 북한산 국립공원 사무소 -

 

다음 지도로 대략의 위치를 확인해보니, 정말 사람들이 사는 곳과 가까운 곳에 멧돼지가 출몰하는 것이 맞는 거 같습니다. 

 

지난주엔가 이 근처에서 배회하며 먹이를 찾는 녀석을 봤는데, 과연 이 녀석이 이 포획틀안으로 들어갈지 의문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포획틀까지 설치한 걸 보면 녀석을 잡는데 이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한 듯합니다. 그렇다면, 언제쯤 이 녀석이 잡힐까요. 아니면 잡히기 전에 저 먼 곳으로 가버리면 서로가 좋으련만, 본능에 충실하게 움직이는 것이 동물이니 뭐라고 설득을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마냥 놔 둘 수도 없는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난번 TV에 나온 그 멧돼지는 꽤 커 보이는 어미였는데, 포획틀에 잡히자 어떻게든 그곳을 빠져나가려 포획틀을 부리로 치받으며 애를 썼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고 결국은 안락사해서야 그곳을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졸지에 어미를 잃은 새끼들을 생각하면 이 또한 참 못할 짓을 했구나 하는 심정도 들어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습니다. 

 

북한산 국립공원에 설치된 멧돼지 포획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