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 트라비아타 ] 나의 오페라 이야기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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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이야기

[ 라 트라비아타 ] 나의 오페라 이야기 – 1

by honephil 2019. 12. 3.

[ 라 트라비아타  ] 나의 오페라 이야기 – 1

 

난생처음 오페라와 조우하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저의 오페라 이야기 첫 번째입니다.

 

우선 저를 간단히 소개하자면 음악을 전공하지도 않았으며, 음악과 관련된 일로 밥벌이를 하지도 않는 이른바 문외한(門外漢)입니다. 그렇지만 매일매일 혼자 노래 연습을 하려 노력하며, 또 매주 목요일에는 2시간 정도 합창 연습을 합니다. 그리고 주일에는 9시 반부터는 한 시간 정도 합창 연습한 후 1시간에 걸쳐 노래를 합니다. 그리고 그게 끝나면 다시 점심을 먹고 짧게는 1시간 길게는 2시간 정도 합창 연습을 합니다.

 

눈치 빠른 분은 금세 알아차렸으리라 생각됩니다만, 저는 성가대 활동을 하며 노래와 함께 삶을 이어가고 있는 중입니다. 이렇게 저는 음악 전문가가 아닌 부르기 좋은 말로 "음악 애호가"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너무나 음악을 사랑하는 까닭에 그리고 음악이 너무 좋아서 여러분과 함께 저의 경험을 공유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 글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암튼 필요 이상으로 서론이 길어진 듯합니다.

 

흔히 오페라 하면 일단 어렵다(!)라는 선입견이 앞섭니다. 저도 그런 사람 중의 하나였죠. 특히나 가끔 유명한 성악가라며 무슨 무슨 오페라의 아름다운 아리아 어쩌고 하면서 방송에서 가끔 노래를 들려줄 때면 채널을 돌리기 일쑤였고, 또 어쩔 수 없이 듣게 되는 경우, 특히나 소프라노의 절규하는 듯한 노랫소리가 들릴 때면 왜 저러지(?), 정말 좀 아닌 것 같다(!)” “정말 저런 노래는 내 취향이 아니야했던 기억이 가끔은 떠오릅니다.

 

그랬던 제가 어느 날 우연히 서점에 들렀다가 CD 코너에서 한 묶음의 CD를 사게 되었습니다. 그날은 왜 그랬는지, 퇴근길에 서점에 들르게 되었고, 그리고 또 우연히 CD 코너가 눈이 확 들어오면서, 그래 오늘은 오페라를 한번 사서 들어봐야지 하고 제 맘이 움직였고, 일단 서점에 발을 들인 저는 일단 클래식 코너로 발을 옮겨, 오페라 CD들이 있는 곳에 이르렀습니다.

 

그런데, 막상 뭐를 선택해야 할지 떠오르는 작품은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베르디가 생각났고, 베르디의 3대 오페라 중의 하나인 라 트라비아타”를 떠 올리고는 이 작품을 고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우연의 일치인지 그곳에서는 특별히 가격 인하를 해 주는 기간이라 정가보다 약 20% 정도 싸게 살 수 있었습니다.

 

이 제품은 2개의 CD로 이루어져 있었고, 이와 함께 오페라의 대사를 수록한 작은 책자가 CD 크기와 같게 짝을 이뤄 한 케이스 안에 들어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작품을 고르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케이스 겉면에 있는 가수 이름 중에 이른바 당대 3대 테너라고 불리던 사람 중의 하나인 플라치도 도밍고라는 익숙한 이름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저는 난생처음으로 오페라와의 만남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설레는 마음으로 무작정 CD 1번을 틀었습니다. 그랬더니 어디선가 들어 본 듯한 곡조의 서정적인 교향곡이 저의 귀를 타고 들어와 제 가슴속에 꽂혔습니다. 어 뭐지?

 

그렇게 아름답고 서정적인 서곡이 끝나자, 우렁찬 소리와 함께 본격적인 오페라 연주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재빠르게 뭐라고 하는지 알고 싶어서, CD와 함께 들어가 있던 책자를 펼쳤습니다.

 

나중에 자세히 보니, 이 작은 책에는 작은 글씨로 정말 깨알 같은 정보가 빼곡히 들어가 있었습니다. 베르디에 대한 약력과 작품의 배경과 함께, 3막으로 이뤄진 이 작품의 줄거리가 각 막마다 적혀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마음이 급했던 저는 그런 걸 읽기보다는 일단 노래 가사에 집중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쉽지만은 않더군요. 노래도 가사도 많고, 왜 그렇게 빠른지, 게다가 이탈리아어로 되어 있어 생소함 그 자체라 할 수 있었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저는 이 유명한 오페라와 만나게 되었고 그 날 이후 거의 매일 이 노래를 듣게 되었습니다. 특히 출퇴근할 때나, 여행을 갈 때면 이어폰으로 듣거나 운전을 할 때면 무조건 틀어 놓고 듣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처음에는 몇 곡이 하나둘씩 들리기 시작하더니, 어느 순간에는 전체 곡이 들리기 시작하고, 어느 시점에서는 나도 모르게 아리아를 들으며 눈물을 흘리는 낯선 모습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한 번은 우연히 TV에서 이 오페라를 보게 됐는데, 갑자기 눈물이 나와 무척 당황한 적도 있었습니다.

 

아무튼 저의 경험담은 이 정도로 하고, 제가 느끼고 알고 있는 수준에서 이 오페라에 대해 조금은 더 자세히 이야기를 이어가 볼까 합니다.

 

[ 제1 ]

 

서곡이 일품인 라 트라비아타

 

앞서 잠깐 언급했지만, 이 오페라의 서곡은 정말 일품입니다. 이 서곡만 들어도 이 전체 오페라의 느낌을 알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러니 절대로 서곡을 빼고 듣지는 않기를 추천드립니다.

1막의 첫 장면은 프랑스 파리의 한 무도회에서 이 오페라의 주인공인 소프라노 비올레타와 테너 알프레도가 만나는 장면인데, 이때 알프레도는 비올레타에게 사랑의 감정을 드러냅니다.

 

익숙한 축배의 노래

그렇게 두 사람이 만나는 장면이 지나면 갑자기 귀에 익은 노래가 들려왔습니다. 너무나 익숙했지만 잘 몰랐던 그 곡, “축배의 노래”입니다. 이전에는 이 축배의 노래만 듣는 경우가 보통인데, 전체 스토리 안에서 이 노래를 듣게 되니 뭔가 다른 느낌을 받게 되었습니다. 오호라 이런 게 오페라의 매력인가?

 

알프레도와 비올레타의 유명한 이중창

그다음에 귀에 들어온 곡이 이 곡이었습니다. 알프레도가 자신이 1년 전부터 비올레타를 사랑해왔다는 사실을 말하며 사랑을 고백합니다. 그렇지만 비올레타는 이러한 알프레도의 고백을 약간은 냉소적으로 받아들입니다. 알프레도 역을 맡은 도밍고, 역시 세계 정상급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홀로 남은 비올레타가 부르는 사랑의 노래

알프레도가 떠나고 난 후,  혼자 남겨진 비올레타는 이 유명한 사랑의 노래를 부릅니다. 알프레도가 사랑을 고백할 때는 병약한 자신의 처지를 생각해 조금은 냉소적이었는데, 이상하게도 자신도 그의 사랑에 동요하는 모습에 놀라며 이 노래를 부릅니다.

 

아니야 난 그의 사랑을 받아들일 수 없어, 난 그냥 이대로 살 거야

그렇게 자신의 사랑의 감정을 확인했지만, 사랑은 자신에게 사치라는 생각이 들어 그녀는 사랑 따윈 집어치우고 그냥 이전의 방종한 생활을 이어가리라 결심을 노래합니다. 이때 멀리서 알프레도의 노래가 들리며 그녀의 마음을 흔들어 놓지만, 결국 그녀는 본래의 생활로 돌아가게 됩니다.

 

이 노래는 1막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노래만큼 정말 서정적이며, 마지막 부분의 소프라노 노래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노래입니다.

 

[ 제2 ]

 

사랑을 이룬 두 사람, 그런데 돈이 없어요

2막의 첫 곡은 알프레도가 비올레타와의 달콤한 사랑을 나타내는 아름다운 독창으로 시작됩니다. 두 사람은 결국 사랑은 이룬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생활비가 문제가 됩니다. 그래서 알프레도는 이런 처지에 가책을 느끼며 파리로 가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노래합니다.

 

갑자기 찾아온 알프레도 아버지 제르몽

알프레도가 파리로 떠난 후 노신사가 찾아오는데, 바로 알프레도의 아버지였다. 그런데 그가 왜 왔는가? 그건 불행히도 둘의 사랑을 축하하러 온 게 아니었다. 한마디로 알프레도의 제르몽 집안을 위해 떠나 달라는 얘기를 하러 불쑥 찾아온 것이었다.

 

아버지의 설득과 사랑을 버릴 수 없는 여인의 애절한 노래의 이중창

이렇게 찾아온 아버지는 헤어져달라고 설득하는 노래를 부르고, 이에 비올레타는 자신이 사랑을 저버릴 수 없지만, 또 한편 이런 어려운 상황에 놓인 자신의 처지를 한탄한다. 이 이중창이 이 오페라의 테마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비올레타는 아버지 제르몽의 부탁과 충고대로 내키지는 않지만 알프레도와 헤어지기를 결심한다. 그리고 듀폴 남작에게 편지를 써 그에게로 가려합니다.

 

비련의 여인 비올레타의 절규

아버지가 떠난 후, 알프레도가 파리에서 돌아온다. 그러나 이미 결심을 한 비올레타, 그녀는 알프레도에는 내색을 하지 않지만 오로지 알프레도에게 사랑만을 확인하고자 하며 절규에 가까운 노래를 부른다. 이 곡이 서곡의 테마이기도 한데, 저는 이 부분을 들을 때면 가끔은 울컥합니다.

비올레타는 결심한 대로 알프레도에게는 둘러대고 그를 홀로 남겨둔 채 집을 떠난다. 헤어져 이제는 다시 옛 생활로 돌아간다는 편지만을 알프레도에게 남긴 채.

 

아들을 어떻게든 설득해보려는 아버지의 애절한 노래

그렇게 비올레타가 떠난 후, 비올레타의 편지를 건네받은 알프레도는 절망합니다. 이때 알프레도의 아버지 조르지오 제르몽이 등장한다. 이 양반이 할 일은 어떻게든 아들을 설득해 집으로 돌아가는 일입이다. 그래서 유명한 아버지의 아리아를 부릅니다. 특히 이 곡은 바리톤 곡으로 무척 자주 불리는 곡 중의 하나이니 꼭 들어보시길 바랍니다. 그러나 아들은 아버지의 이런 바람을 따라 주지는 않습니다.

 

복수를 다짐하는 알프레도

이미 절망감에 이성을 잃은 알프레도, 그러다가 우연히 파티 초대장을 보자, 비올레타가 떠난 진짜 이유를 모르는 알프레도는 비올레타를 듀폴 남작에게 뺏겼다고 생각하며 복수를 다짐합니다.

 

 

듀폴 남작과 파티에 참석한 비올레타를 모욕하는 알프레도

장면은 바뀌어, 이 곳은 파티가 열리는 무도회장입니다. 여기에 비올레타는 듀폴 남작과 함께 참석한다. 알프레도는 듀폴 남작과 카드 게임을 해 모든 돈을 따고, 이에 모욕감을 느낀 듀폴 남작은 훗날에 복수하리라 결심합니다.

 

이 과정을 지켜보며 속을 끓이는 비올레타는 계속해서 자신을 구원해 달라는 기도를 드립니다. 하지만 그녀의 바람과는 달리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흘러갑니다. 그리고 마침내 두 사람이 만나자 알프레도는 자신과 함께 이곳을 떠나자며 비올레타를 설득합니다. 잠시 마음이 흔들리기도 할런만, 비올레타는 아버지와의 약속을 지키고자 듀폴 남작과의 약속 때문에 같이 갈 수 없다고 거짓말을 하고 맙니다.

이게 알프레도는 격분하여 이성을 잃고, 결국 모든 사람들 앞에서 자신이 비올레타의 재산을 탕진했으니 이제는 갚겠다면서 카드 게임에서 딴 돈 모두를 그녀의 얼굴에 뿌려댑니다.

이때 아버지 제르몽이 나타나 아들을 나무라자, 알프레도는 머리를 감싸고, 자기가 무슨 짓을 한 건지 그때서야 깨닫고 자책감에 괴로워한다.

이 광경을 모두 목격한 비올레타는 괴로워하며 자신의 진짜 마음을 어떻게 알프레도가 알 수 있을까, 그렇지만 시간이 흐른 뒤에 언젠가는 자신의 진정한 사랑을 알 수 있을 거야 라며 노래한다그리고, 그의 잘못을 용서해달라고 하고 기도하며 자신도 끝까지 이 사랑을 이어가겠다고  애절하게 노래합니다.

 

[ 제3 ]

 

병색이 짙은 비올레타 이제 남은 돈도 거의 없다, 그런데 알프레도가 용서를 구하러 찾아온단다

1막과 같이 서곡이 흐른 후 비올레타가 누워있는 방이 나타납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상하게 처음 들을 때와는 달리 더 애잔하게 느껴집니다. 

의사가 왕진을 왔지만 결코 희망적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돈도 거의 남지 않은 그야말로 절망적인 상태이다. 그래도 비올레타는 이에 괘념치 않고 기부금을 냅니다.

그러는데 편지가 도착합니다. 아버지 제르몽이 약속을 지켜준 것에 대한 감사와 무례한 부탁을 한 자신을 용서해 달라는 내용으로 이었습니다. 그리고 듀폴 남작과 결투가 있었고, 듀폴 남작이 부상을 입었고, 알프레도는 외국에 나갔다가 비올레타에게 용서를 구하려 오겠다고 하는 기쁜 소식도 들어있었습니다.

이에 비올레타는 행복했던 시절을 떠올리며 너무도 유명한 아리아 안녕히 지난날이여, 이제는 모든 게 끝났어요를 부릅니다.

 

기적과 같이 나타난 알프레도, 아 이 기쁨!

드디어 기다리던 알프레도가 기적과 같이 나타나 두 사람은 재회의 기쁨을 함께합니다. 그러면서 알프레도와 비올레타는 또 하나의 유명한 아리아 파리를 떠나서 함께 살아보자라는 노래를 기쁨 마음으로 함께 부릅니다. 아 얼마나 기다리던 순간이었던가, 아 이 기쁨! 그렇지만 갑자기 비올레타는 쓰러지고 맙니다. 병마가 그녀를 데려갈 시간이 가까워진 것입니다.

 

그렇지만 너무 늦었어요

의사가 다시 와 비올레타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는데, 아버지 제르몽이 나타나 그녀를 며느리로 삼겠다는 말을 합니다. 그러자 비올레타는 너무 늦었어요하며 그녀는 절규한다. 결국 비올레타는 자신을 기억해달라는 노래와 함께 , 이 기쁨하고 외치고는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쓰러져 숨을 거둡니다.

 

조금은 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베르디 라 트라비아타 - 일레나 코트르바스 플라치도 도밍고 세릴 밀네스 카를로스 클라이버 지휘

 

 

ㅇ 2005년 오스티리아 잘쯔부르크 페스트발 (Salzburg Festival 2005)

 

ㅇ 연주

     악단 : 빈 필하모닉 (Wiener Philharmoniker)
     지휘 : 카를로 리찌 (Carlo Rizzi)

ㅇ 출연

. 비올레타 (Violetta Valéry) - 안나 네트렙코 (Anna Netrebko, 소프라노) 

. 알프레도 (Alfredo Germont) - 롤랜드 비야존 (Rolando Villazón, 테너)
. 제르몽 (Giorgio Germont) - 토마스 햅슨 (Thomas Hapson, 바리톤) 

. 플로라 (Flora Bervoix) - Helene Schneiderman
. 아니나 (Annina) -  Diane Pilcher
. 가스토네 (Gastone) - Salvatore Cordella
. 듀폴 남작 (Baron Douphol) - Paul Gay
. 오비니의 후작 (Marquis d'Obigny) - Herman Wallen
. 의사 그렌빌 (Doktor Grenvil) - Luigi Roni
. 쥬세페 (Guiseppe) - Dritan Luca
. 플로라의 시종 (Flora's Servent) - Wolfram Igor Derntl
. 메신저 (A Messenger) - Friedrich Springer
. 게스트 (A Guest) - Athol Farmer 

 

ㅇ 대본

http://www.murashev.com/opera/La_traviata_libretto_Italian_Engl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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