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질 ] 수술의 기억
본문 바로가기
도움이 되는 정보

[ 치질 ] 수술의 기억

by honephil 2019. 11. 21.

치질이라는 남모를 고민

오늘은 겪어보지 못한 사람은 알 수 없는 질병 중의 하나인 치질과 관련된 제 경험담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좀 창피한 얘기긴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엄청난 고민거리인 치질. 저도 이런 남모를 고민이 있었습니다.

평소에는 괜찮다가도, 어떤 날에는 무척 저를 힘들게 하는 치질이라는 질병은 절대로 개선이 되지 않는 병이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야외활동을 할 때는 갑자기 빠져나오면, 정말 아프기도 하고, 다른 일에는 집중을 할 수가 없는 정말 황당한 상황을 맞게 됩니다. 

그럴 때 다행히 근처에 화장실이라도 있으면, 재빠르게 달려가 다시 밀어 넣야 합니다. 다행히 빨리 잘 들어가서 다시 나와주지 않으면 괜찮지만, 이게 어떤 때도 다시 기어 나오기도 합니다.

또 매일 화장실에 일 보러 갈 때는 정말 힘든 시간이 됩니다. 왜냐하면 일을 볼 때 이게 함께 빠져나와 버리는데, 이때 정말 아프기도 하고, 때론 피까지 나기도 합니다. 그리고 일이 끝나면 다시 잘 밀어 넣야 화장실에서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습니다.

이렇게 살기를 약 10여 년, 그러다가 우연한 사유로 수술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어느덧 2년 전 일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소중한 경험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자 이 글을 적게 되었습니다.

 

혹시 이 시간에도 저와 같은 증상으로 어려움을 겪으시는 분들이 있다면, 이 글을 보시고 현명한 결정을 내리시길 바랍니다. 제가 경험한 바로는 일단 통증이 수반되며, 출혈이 동반된다면, 바로 수술을 받으시길 추천드립니다. 특히나 자꾸 빠져나오는 증상이 있다면 하루빨리 결단을 내리는 것이 현명한 판단이 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겪는 병 중에서 수술로 빠르게 완쾌될 수 있는 몇 안 되는 질병 중의 하나가 바로 이 치질이라는 점을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 질병의 증상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악화되고 결코 나아지지 않기에 적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가 경험한 바로는, 수술을 받고 최초 일주일이 제일 힘들고, 이 주 정도 되면 지낼만하고, 적어도 4주가 넘으면 치질이라는 질병의 질곡으로부터 거의 해방될 수 있습니다.

저는 우연히 지인의 소개로 서울 신당동에 위치한 서울송도병원에서 수술을 받았습니다. 이곳은 이른바 항문 전문병원입니다. 이전에는 이런 곳이 있다는 사실도 몰랐는데, 정말 가보니 저 같은 사람들이 많다는데 적잖이 놀랐습니다. 

 

ㅇ 처음 방문

태어난 후 수술이라는 것을 받아본 적이 없던 나는 떨리는 가슴으로 병원에 도착 접수했습니다. 이른 아침시간이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그곳에 계셨습니다. 나이 드신 분 들이 많이 눈에 띄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젊어 보이는 분들이 없지는 않았습니다. 정말 이렇게나 많은 분이, 이렇게나 이른 시간부터 접수와 진료를 위해 기다리고 있다니, 한편으로는 걱정도 되었지만, 한편으로는 동병상련이라는 묘한 안도의 마음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거기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무도에서 노홍철이 애용하던, 가운데가 비어 있는 이른바 '똥코 방석'이었습니다. 아 이제는 내가 저 방석을 애용하게 됐구나 하는 서글픔과 어쩌다가 내가 이렇게 됐나 하는 자괴감도 함께 느꼈습니다.

암튼 전 그렇게 순서를 기다렸고, 드디어 난생처음 항문 전문 의사 선생님과 만나게 되었습니다. 

선생님은 우선 몇 가지 물어보시더니, 일단 검사실로 가서 상태를 확인하지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검사실로 가니, 그곳은 화장실과 같이 재래식 변기가 있었고, 그곳에서 배변 형태를 취하면 그걸 적나라하게 볼 수 있는 카메라가 있어 의사 선생님이 상태를 직접 보시면서 정확한 증상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형태의 검사실이었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보시더니 빨리 수술을 하는 게 좋겠다고 말씀하셨고, 바로 수술일정을 예약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저는 난생처음으로 치질 수술을 하게 되었습니다.

 

수술 당일

 

. 기다림

아침에 병원에 도착해 입원 수속을 하고 나서 3인실 병실에 입원을 했습니다. 한참을 기다리고서, 대략 11시 30분쯤에 수술실에 들어갈 수 있을 거 같다고 연락이 왔고, 그전에 간호사분이 와서 무척 굵어 보이는 주사 바늘을 팔뚝에 꽂고는 수액을 놓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수술실로 가게 되었습니다.

이동은 입원실 침대에 누운 채로 저는 수술실로 가게 되었고, 우선은 수술이 진행되는 수술실 앞쪽에 있는 방에 일단 들어갔습니다. 거기서 개인 소지품을 보호자에게 맡기고 진짜 수술을 받는 수술실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수술실에 들어가니, 평소 TV 드라마나 뉴스에서 보던 수술실의 모습이 펼쳐졌습니다. 그리고, 그곳에는 병원에서 일반적으로 보이는 흰색 가운이 아닌, 보라색 계통의 복장을 한 간호사분들이 계셨습니다.

거기서 저는 입원실 침대에서 수술을 받을 수술 대 위로 옮겼습니다. 이동 방법은 침대와 수술대를 나란히 대 놓은 상태에서 몸을 움직여 수술대 위로 가는 형태였습니다. "우와 이제 드디어 수술이라는 걸 하나 보다." 긴장되고 걱정도 되는 그런 순간이었습니다.

 

. 마취

간호사의 안내에 따라 옆으로 누어 두 다리를 모으고 있으니, "차갑습니다", 하더니, 무척 꼼꼼하게 마취 주사를 놓을 허리 부위의 소독이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이 끝나고 나니, "조금 따끔해요" 하더니, 바로 전에 소독했던 허리 부위에 마취주사를 놓았습니다. 그리고는 잠시 동안 마취가 되기를 기다리며, 수술 작업을 위해 엎드려 있게 되었습니다.

 

수술실은 생각보다 좀 추웠습니다. 아마도 고도의 집중력을 필요로 하고, 수술복을 입고 있어 상대적으로 온도를 낮게 유지하는 듯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사정을 알기라도 하듯, 엎드리고 나서 조금 있으니 이제 수술할 부위만 내놓고 나머지 부위는 무언가로 덮어줘서 한결 따뜻해졌습니다.

 

그리고 2~3분쯤 지나자 헤드폰을 제 머리 위로 씌우고 노래를 들려주는 과정이 진행되었습니다. "무슨 음악으로 해 드릴까요?" 묻기에, 전 약간 유머를 섞어 "힙합"이요 했는데, 간호사님이 살짝 당황한 듯 머뭇거리셨습니다. 그래서 "그냥 팝송으로 해 주세요." 하니 바로 음악이 헤드폰에서 흘러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조금 더 지나자, 헤드폰 왼쪽을 들고 "이제 마취가 돼서 안 아프니 힘 빼세요"하고 간호사님이 얘기해 줬습니다.

 

. 수술

그리고 잠시 후 녹색 수술복을 입으신 두 의사분이 오셔서 본격적인 수술을 받게 되었습니다. 한 분이 집도의사였고, 한 분은 보조 의사인 듯했습니다. 원장 선생님이 수술을 진행하다고 들었는데, 이렇게 두 분이 와서 수술을 진행해 주시는 것을 보니 왠지 마음이 조금은 놓이는 듯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정말 마취가 돼서, 아무런 통증도 느낄 수 없었다는 점입니다. 대신 음악 소리 너머로 수술 기구들의 달그락 거리는 소리, 뭔가 잘리는 듯한 소리, 그리고 뭔가 살이 타는 냄새, 그런 익숙하지 않은 상태가 계속되었습니다. 그리고 두 분이 계속해서 대화하시는 얘기도 들리곤 했는데, 크게 문제없이 수술이 잘되어간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는 마치 치과에서 마취하고 발치할 때, 분명히 아파야 할 거 같은데 전혀 그렇지 않아 조금은 생경했던 그런 경험과도 같다고 할 수 있는 평소에는 잘 경험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수술이 마무리되자 의사 선생님이 잘라낸 부위가 담긴 스테인리스 그릇을 보여주며 수술이 잘 되었다고 언급하셨습니다. "아 다행이다. 이제 고생 끝이구나!." 안도의 한숨이 저절로 나왔습니다. 그렇게 수술실로 간지 약 30여 분에 만에 저는 수술을 무사히 마치고 다시 입원실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 수술 마친 후 

11시 반쯤 입원실을 떠났고, 다시 돌아오니 12시 반이 가까워 있었습니다. 이때는 마취가 풀리지 않은 상태라 하반신을 움직일 수 없어 꼼작 못하고 그대로 침대에 누워만 있었습니다. 그리고 간간히 간호사가 와서 저의 상태를 점검하러 다녀가곤 했습니다. 저녁 7시쯤 되자 이때부터 마취가 풀리는 듯한 느낌이 오는데, 실제로 이때부터가 본격적인 고행의 길이 시작되는 것을 그때는 전혀 깨닫지 못했습니다. 마취가 풀리고 움직일 수 있는 밤 9시쯤이 돼서야 화장실에 가서 소변이 볼 수 있었고, 식사는 못하고 오로지 물만 먹을 수 있었습니다.

수액과 무통주사가 함께 제 몸속으로 자꾸 흘러들어 가며 시간은 흘러가는데, 딱히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그냥 침대에 계속 누워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때부터는 정말 본격적으로 수술부위가 아파오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너무 고통스러워 잠을 잘 수 없을 정도가 되기도 했는데, 결국 그 밤에는 3번의 진통제 주사를 맞고서야 그 밤을 간신히 넘길 수 있었습니다.

 

. 수술 2일 차- 수액 제거, 무통 주사만 남겨 둠. 점심 식사 후부터 좌욕

이날부터는 금식이 해제되었고, 아침으로 죽이 나왔습니다. 정말 배는 무척 고픈데 입안이 쓰고, 텁텁했습니다. 그리고 죽을 입에 넣었지만 정말 무슨 맛인지 느낄 수가 없었습니다. 대신 국물 위주로 대충 식사를 마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나중에 깨달았지만, 수술 후 물을 먹을 수 있게 된 후부터 항생제를 먹었는데, 이게 정말 사람을 힘들게 하는 거 같았습니다.

이날은 아침 회진 시간 의사 선생님 다녀가셨고, 간호사님이 상처 확인과 소독을 한 후 새 거즈를 대 주셨습니다. 혈압과 체온 체크 이후로는 별다른 의료적 처치는 없었습니다. 그야말로 크게 문제가 없는 정상적인 수순이라고 볼 수 있었습니다.

아침 시간에 수액 주사와 무통 주사가 다 끝나 이제 팔뚝에 있던 주사 바늘도 빼게 되어 한결 활동이 편해졌습니다. 그렇지만 통증은 계속되었고, 시간에 맞춰 진통제를 계속 먹으며 고통을 견뎌야 했습니다.

아침과 같이 점심과 저녁 식사도 제대로 할 수 없어, 그냥 반 공기 정도 먹을 수 있었습니다. 계속해서 속은 더부룩하고, 계속 누워 있어서 그런지 머리도 띵하고 한마디로 컨디션이 엉망인 상태가 되었습니다. 점심을 먹고부터는 좌욕을 시작했고, 좌욕이 끝나면 거즈도 새롭게 갈아 붙였습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아직까지 변의는 오지 않았습니다.

 

당시 저는 3인실 병실이었는데, 홍천에서 오신 어르신이 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혈압약 속 아스피린 땜 결국 수술 포기하고 다신 수술 날짜를 잡고 집으로 돌아가셨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에 다른 환자가 왔고 그분도 수술을 마친 후 다시 입원실로 돌아왔는데, 어찌 된 일인지 그 환자는 저보다 훨씬 더 편안해 보였습니다. 옆쪽에서 들리는 소리는 대장 속 농양 때문에 수술을 받았고, 이번이 두 번째라고 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아무튼 당시 고통을 겪는 나와는 달리 좀 편안해 보이는 모습이어서 한편 무척 부럽게 생각되었습니다.

그렇게 고통과 엉망인 컨디션 때문에 정말로 기나긴 낮 시간이 가고 이제는 밤이 찾아왔습니다. 낮과 같이 통증이 계속되었고, 잠은 잘 안 오지 않았습니다. 또 어렵게 잠이 들면 옆에서 코를 심하게 골아 잠을 잘 잘 수도 없었습니다. 아무튼 그런 힘든 밤을 지내며 어서 빨리 얼른 아침이 와서 퇴원하기를 고대하며 어렵사리 그 밤을 넘겼습니다.

 

. 3일 차 - 배변 2 (병원, ) / 좌욕 4 / 식이섬유 2 / 밤에 진통제 2회 투약

드디어 아침이 왔고, 6시경에 아침을 먹고 나니 변의가 찾아왔습니다. 다른 분들 경험담에 보면 이때가 정말 또 힘든 때라고 하셨는데, 저는 좀 아프긴 했지만 생각보다는 그렇게 아프지 않았습니다.

7시 30분경에 상처부위를 소독했고, 퇴원할 건지를 물어와서 바로 하겠다고 얘기했습니다. 그리고 좀 있다가 7:50분경에 의사 선생님이 오셔서는 용태를 파악하시더니 퇴원해도 되겠다고 결정해 주셨습니다.

정말 일분이라도 빨리 집에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퇴원 수속을 마치며 병원에서 받은 처방전과 퇴원 후 해야 할 좌욕과 거즈 교체 등의 설명문을 받은 후 수술에 앞서 미리 사 두었다가 사용하던 좌욕 세트, 그리고 병원에서 사용하던 거즈 한 통과 추가로 산 거즈(3"x3"x8p) 5통, 반창고, 식이 섬유 등을 챙기니 제법 짐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입원할 때 가져온 짐까지 챙기니 8:30분 경이되었고, 마지막으로 약국에 들러 약을 받은 후에 카카오 택시로 택시를 호출해 타고 집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진통제를 먹은 덕인지 집에 오는 동안은 많이 힘들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집에 와서 잠깐 자고 나니 좀 컨디션이 괜찮은 듯해서 편의점에 가서 이온음료 2개를 사 왔습니다. 그러나 이제 좀 편해지려나 하는 저의 기대와는 달리 통증은 아직도 계속되었습니다. 그래도 집에 오니 한결 심리적으로 안정된 느낌이었습니다.

 

. 4일 차 - 좌욕 4 / 배변 2 / 식이섬유 2 / 밤에 진통제 1

아침 식사는 입맛이 없어 먹는 둥 마는 둥 마치고, 진통제를 먹었습니다. 그리고 용변도 큰 문제없이 보고, 좌욕을 했습니다. 아직도 무척 아픕니다. 집에서 꼼짝 않고 하루를 보내야만 하는 날이었습니다.

 

. 5일 차 - 좌욕 4 / 배변 2 / 식이섬유 2 / 밤에만 진통제 1회 

지난밤에는 아파서 두 번 깼고 진통제 먹은 후 약 기운이 올 때까지 아픔을 견디다 간신히 잠들었습니다.

아침을 먹고는 화장실에 다녀왔는데, 병원에서 준 식이 섬유를 두 포 먹은 탓인지 오전 오후 두 차례 화장실에 다녀와야 했는데, 정말 화장실 가기가 진짜 싫었습니다. 다행히 오늘은 휴일이라, 집에서 편한 마음으로 약을 먹고 취해서 잠들었지만, 아직도 아직도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는 힘이 들었습니다. 

조금씩 활동을 해 보지만 몸이 무척 힘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정신을 차리고, 11번가에서 똥코 방석 2개 주문했습니다. 하나는 의자에 하나는 차에 놔두고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항생제 탓인지 계속해서 입맛이 없고, 정신도 좀 멍했습니다. 항생제는 절대로 남기지 말고 끝까지 먹으라고 했기에, 하루빨리 항생제에서 졸업할 날만 손꼽아 기다리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한마디로 마음도 몸도 모두 힘든 고통의 시간의 연속이었습니다. 아 빨리 이 시간이 갔으면 정말 좋겠다는 간절한 마음뿐이었습니다.

 

. 6일 차 - 좌욕 4 / 배변 1 / 식이섬유 1 / 낮에 진통제 안 먹고 버팀

간밤에는 두 번 깼는데, 새벽 1시 30분경에는 소변, 5시경에는 너무 아파 진통제 먹었습니다. 아직도 무척 아픕니다.

8시에 일어나 거즈 갈고 아침 식사 후 항생제 먹고, 아픔에 헤매다 다시 잠들었고, 다시 일어나니 12시가 되었습니다. 점심을 또 대충 때웁니다. 그리고 컨디션은 계속 엉망입니다.

병원에서 진통제를 두 번 맞았는데, 아직도 오른쪽 엉덩이가 계속 뻐근합니다. 수술부위와 함께 이렇게 엉덩이까지 아프니 만사가 다 귀찮을 따름입니다. 항생제 땜인지 머리가 계속 아프고 속도 더부룩, 아 시간아 빨리빨리 가다오.

 

. 7일 차 - 좌욕 4 / 배변 1 / 식이섬유 1 / 낮에 진통제 안 먹음

어제는 식이 섬유를 1회만 먹은 탓인지 어제는 저녁때 배변이 없었습니다.

간밤에 좀 아팠는데, 진통제를 먹지는 않았는데, 견딜만했습니다. 오늘은 좀 아픈 게 나을까 생각했는데 아직은 아닌 듯합니다. 아침 식사 후, 화장실에 갔는데, 아프고 피도 좀 묻어 나옵니다. 1회가 좋을지 2회가 좋을지는 모르겠지만 배변의 고통으로 1회로 하고픈 생각뿐입니다.

식사 후에 진통제를 먹었는데, 이상하게 계속 아팠습니다. 왜 이러지? 병원에서 컨디션이 안 좋으면 가급적 물을 많이 마시라 했는데, 이날부터 항생제 먹을 때 물과 이온음료를 과하다 싶을 정도로 많이 먹었습니다. 

그런데, 평소에는 이렇게 많이 먹을 수 없었는데, 정말 많이 들어가는 거 보니까 신기할 정도였습니다. 

오늘은 가끔씩만 똥코가 좀 당기는 듯만 하고, 한마디로 견딜만해집니다. 그리고 컨디션이 좀 많이 나아지는 느낌입니다.

 

. 8일 차 - 좌욕 4 / 배변 3 / 식이섬유 x / 3시경 진통제 먹음

간밤에는 중간에 깨서 진통제를 먹지 않고도 쭉 잘 수 있었습니다. 잠을 제대로 자고 나니 컨디션도 좋아졌습니다. 그렇지만 화장실에 가면 아직도 아픕니다. 오늘로 수술 후 만 7일이 지났는데, 아직 정상적인 생활을 할 만큼은 안된 거 같다. 아마도 진통제를 좀 더 챙겨 먹으면 한결 났겠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습니다. 오늘 아침 깨달은 것은 좀 더 사람답게 지내려면 진통제 먹는 주기를 잘 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9일 차 - 좌욕 4 / 배변 2 / 식이섬유 x / 낮에 진통제 안 먹음

간밤에도 진통제 없이 잠을 잘 수 있어 좋았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화장실에 가면 많이 힘듭니다. 그리고 아직 피가 섞여 있는 변이 나옵니다.

 

어제부터는 식이섬유를  먹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배변 횟수도 하루 1회로 정상이 되었습니다. 식이섬유는 변비를 예방하기 위해 반드시 먹으라고 병원에서 말합니다. 그래서 저도 꾸준히 먹었는데, 그 때문인지 평소에 변비로 고생한 적이 없던 저에게는 식이섬유를 먹는 것이 오히려 필요 이상으로 배변 횟수가 늘어나게 되어 저를 힘들게 만드는 원인이 된 듯합니다.

 

아직도 항생제를 먹어서 몸 상태가 안 좋습니다. 대신 진통제를 먹고 나면 한결 견딜만해집니다. 그렇지만 오랜 시간 서 있거나 집중하는 일은 좁 힘든 상태입니다. 그리고 오늘까지 해서 퇴원할 때 받아온 항생제 7일분을 모두 먹었습니다.

 

. 10일 차 - 좌욕 4 / 배변 2 (아직 피 나옴) / 식이섬유 x / 진통제, 변비약 모두 치워 버림.

간밤에도 진통제 없이 깨지 잠을 잘 잤습니다. 오전에 식사 후 화장실에 다녀왔고, 아직은 어제저녁까지 먹은 항생제 기운이 남은 탓인지 그냥 힘들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그런데, 오후가 되자 갑자기 컨디션이 좋아지기 시작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주문했던 똥코 방석이 드디어 도착했습니다. 막상 앉아보니 편하다는 느낌은 없습니다. 아무튼 이 방석과 친해져야 하겠지요.

 

. 11일 차 - 좌욕 4 / 배변 2 (가급적 1회로 줄이려 노력 중)

오늘은 토요일이라 편히 누워서 지냈습니다. 통증은 많이 없어졌지만, 2시간 단위로 거즈를 갈아줘야 할 정도로 아직 수술부위에서 분비물이 나오고 있습니다. 아직은 완벽히 정상 컨디션은 아니지만, 기분은 훨씬 좋습니다.

 

. 12일 차 - 11.26(일) - 좌욕 3 / 배변 2

이 날이 되자 화장실 가는 게 부담이 거의 없어졌습니다. 그리고 거즈를 가지고 다니며 필요할 때 화장실 가서 바꾸곤 했습니다. 그리고 앉아있을 때는 다리의 힘을 잘 조절하면 크게 문제가 없었습니다.

 

. 13일 차 - 11.27(월) - 좌욕 4 / 배변 2

어제와 같이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합니다. 그렇지만 거즈는 계속해서 붙여줘야 합니다.

 

. 14일 차 / 아침 시간이 힘들다. 화장실 다녀오면 특히나 힘듭니다.

 

. 15일 차 / 똥꼬는 아직 불편, 거즈에 묻어나는 양은 적어지고 색도 옅어짐. 그러나 아직도 통증은 남아 있음.

그래도 아직도 아침 시간은 힘들다.

 

. 16일 차 / 병원에 가서 진료

병원에 가니 의사 선생님이 수술 부위를 보시고 잘 아물고 있다고 하십니다. 간호사님이 수술 부위 소독하고 새롭게 거즈를 대주셨습니다. 의사 선생님께서 특별히 문제는 없고, 이제부터는 수술 부위 새 살이 잘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이때부터는 연고를 바르지 않고 그냥 마른 거즈 만을 수술 부위에 붙이기 시작했습니다.

 

. 37일 차 / 병원에서 치료 완료

오늘 부로 치질 치료는 졸업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수술 후 항생제 다 먹기까지 약 1주일이 가장 힘든 시기인 듯합니다. 아무튼 이렇게 시간이 갔습니다No Pain, No Gain. 아무튼 최소 1주일, 적어도 2주일만 잘 버티면 새로운 삶이 펼쳐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북한산 둘레길 (정릉 쪽) / 그대에게도 새로운 길이 펼쳐지기를 기원합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