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에어팟 프로 사용 2개월 만에 고장 났어요 - 왼쪽만
2020년 2월에 받아서 잘 쓰던 에어팟 프로 왼쪽이 고장 났습니다. 증상은 아주 소리가 안나는 건 아니고, 소리는 나는데 지글거리는 잡음이 들립니다. 양쪽 모두 그런 건 아니고, 왼쪽만 이렇게 됐습니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두 번에 걸친 자유낙하 때문입니다. 그것도 두 번에 걸쳐서 떨어뜨렸더니, 이렇게 되고 말았습니다. 생각보다 충격에 취약한 구조인 듯합니다.
이런 사태를 맞이하고 보니 왜 이렇게 됐나 이 사고를 미연에 방지 못한 자책감이랄까 한마디로 짜증 납니다. 어디 가서 하소연할 곳도 마땅치 않고. 물론 금전적인 손실이 가장 크게 다가왔습니다. 검색을 해보니 사용자 부실로 고장이 나면 무상 교환이 안되기에 10만 원 정도를 주고 새로 살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니 더욱 화가 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에어팟이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 제일 우려스러웠던 게 귀에서 떨어져 나가서 잃어버리면 어쩌지 하는 부분이었는데, 떨어져 나가 잃어버리는 것이 아니고 이런 식으로 고장 나 버리니 정말 황당하다고 밖에는 할 수 없네요. 그리고 이전 제품을 사용해본 적이 있었는데, 생각보다는 귀에 잘 붙어있어서 이 부분은 이번에 프로를 구입할 때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이렇게 되고 말았습니다.
첫 번째는 집에서 화장실에서 떨어졌고, 두 번째는 집 앞에서 떨어졌습니다. 처음 떨어질 때는 별 문제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음악을 재생해 보니 들어보니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켜면 소음이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이걸 끄면 그 소음이 나타나지 않아서 좀 아쉽기는 하지만 일단 그냥 사용을 할 수는 있었습니다. 두 번째는 바람이 좀 심하게 부는 날이었습니다. 아파트 현관문을 나서는데, 갑자기 바람이 세차게 부는가 싶더니 갑자기 이 녀석이 뚝하고 길바닥에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첫 번째와 달리 노이즈 캔슬링 기능 ON/OFF와 무관하게 소음이 들리는 것이었습니다. 이젠 어쩌지? 좀 난감하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면서 짜증이 확 밀려왔습니다. 게다가 첫 번째 떨어질 때는 다행히 이어폰 겉면에 별다른 자국이 안 났는데, 이번에는 아스팔트 위에 떨어진 탓인지 찍힌 자국이 너무도 선명히 나 있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아이폰 살 때 딸려온 이어폰을 그냥 사용하고 있습니다. 당장 다시 사기도 좀 그렇고, 막상 무선일 때보다 좀 불편한 점이 없지는 않지만, 전파를 이용하는 블루투스 무선 통신이 아닌 그냥 케이블로 된 걸 들으니 왠지 몸에는 더 이롭다는 느낌도 없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무선일 때는 별로 몰랐는데, 막상 케이블이 핸드폰과 연결되어 있으니, 몇 가지 불편한 점이 있기는 하다는 점을 발견합니다. 특히 사진이나 동영상 찍을 때 걸리적거리는 게 제일 안 좋더군요.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당분간은 그냥 이런 상태로 살아보기로 했습니다. 구입할 때 들인 돈을 생각하면 다시 새 걸 사서 듣고는 싶지만, 가장 꺼려지는 부분은 또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면서 든 생각 중에 몇 가지는 1) 이어 팁을 좀 더 큰 걸로 바꿔서 귀에서 이탈하는 걸 최대한 막아본다. 2) 귀에서 떨어져도 충격을 최소화하거나 외관에 흠집이 나지 않도록 보호막 같은 것을 적용해본다 3) 이어폰이 귀에서 이탈되더라고 바로 낙하하지 않도록 줄 같은 것으로 이어폰을 매달아 본다였습니다.
일단 1번은 바로 적용이 가능해서 가지고 있던 이어 팁 중에서 가장 큰 것으로 바꿔봤습니다. 그랬더니 확실히 이전보다 더 잘 안 떨어지는 거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2번 3번은 적용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잘 떠오르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갑자기 도대체 이 에어팟 프로 내부가 어떻게 되어 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물론 분해해서 지금의 고장을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이왕 이렇게 된 거, 한번 속을 보고 싶어 졌습니다. 그래서 속은 쓰리지만, 과감하게 고장 난 에어팟을 열어보았습니다.
여는 방법은 그냥 집에 있는 커터 칼을 이용했습니다. 다른 도구로도 이어폰의 접합부를 벌려보려 했지만, 생각보다는 강하게 접착제로 접합되어 있어서인지 벌릴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커터칼로 접합부위를 과감하게 누르며 벌려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어느 순간 이게 벌어지기 시작했고, 일단 벌어진 후에는 아래와 같이 분해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처음에 이 접합부가 벌어질 때, 내부로 공기가 들어가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아마도 내부에 질소 같은 기체로 충전을 한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ㅇ 그날 이후
지난 2020년 4월 자유 낙하로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고장 난 채로 사용했던 왼쪽 에어팟 프로.
그로부터 약 1년 8개월이 흐른 2021년 12월 언제부턴가 이제는 소리가 가끔씩 안 나기 시작한다. 그래서 더 이상 정상적인 음악 듣기가 어려워졌다. 그래서 결단을 내렸다. 새롭게 왼쪽을 다시 구매하기로.
그래서 쿠팡에서 검색을 했고, 거기서 왼쪽만 103,460원에 배송비 2,500원이 포함돼 105,960원 주고 새로 샀다. 주문은 토요일에 했는데, 월요일에 도착했다. 우와 빠름.
새 에어팟은 바로 사용이 안 되고, 다시 인식을 시켜줘야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무척 가볍게 느껴지는 택배 상자 속에 아주 작은 글씨로 된 안내문이 있었는데, 그걸 따라서 하니 잘 됐다. 그리고 그동안 사용했던 모든 기기에 다시 페어링을 해 주면 모든 과정은 끝난다.
아이폰 설정에 들어가서 에어팟 설정을 보니 모두 정상으로 나온다. 노이즈 캔슬링 기능도 이제는 정상적으로 된다. 이 노이즈 캔슬링을 켠 상태에서 TV 보면서 왜 이렇게 소리가 작지 하고 계속 음량을 키웠는데도 이상하리만치 소리가 잘 안 들렸다. 왜 이러지? 하고 있다가 에어팟을 빼는 순간 큰 소리에 놀랐다. 우와 이렇게 노이즈 캔슬링이 작동하는구나... 하고 느꼈다.
암튼 그동안 이 기능과 멀어 졌다가 다시 사용하게 되니 좋은 거 같다.
한동안 잘 써왔는데, 이번에는 오른쪽이 문제를 일으키기 시작했다. 그래서 결국 2022년 11월에 오른쪽도 새롭게 구매했다. 결과적으로 2년 하고 9개월 만에 원래 제품을 모두 바꾸게 되었다. 그래도 보관함은 아직 잘 작동하니 다행이다.
앞으로 추가로 고장이 난다면 이번에는 새롭게 출시된 에어팟 프로 2세대를 사야 할 듯하다. 그리고 이번에는 초기 제품보다는 충분히 생산이 되어 검증이 된 후에 사는 게 좋을 듯싶다. 이번에 경험을 고려해서...
그런데 에어팟 프로는 앞으로도 계속 쓰게 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일단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너무 매력적이다. 특히 해외여행 갈 때 비행기 안에서 착용하고 있으면 정말 킹왕짱이다. 그리고 시끄러운 지하철 안에서도 없어서는 안 될 나의 최애장품이다.
워낙 음악 듣는 걸 좋아하고, 청각도 예민하여 주변 소음에 어려움을 겪는 나로서는 외출 시에 반드시 챙기는 물품 중에 하나이다.
이런 장점 때문인지 지하철에 에어팟 프로를 착용한 사람들을 보게 된다. 어떤 날은 한 객차 안에 이런 사람들을 두 세명 목격하는 경우도 있다.
애플이 이러니 잘 나갈 수밖에 없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시샘도 생긴다. 비싸지만 그 값어치를 제대로 하니 인기가 없을 수 없는 거 같다. 애플빠 그러면 좀 무뇌충 같은 느낌이 들지만, 좋은 걸 어떻게 하나...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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