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천상의 소리 빈 소년 합창단 미사에 참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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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이야기

[오스트리아] 천상의 소리 빈 소년 합창단 미사에 참석하다

by honephil 2019. 12. 28.

안녕하세요!~

 

이번에는 오스트리아에서 만난 빈 소년 합창단 얘기를 해 볼까 합니다.

2016년 유럽 여행 처음 왔을 때는 오스트리아도 원래 가려고 계획을 했지만, 일정이 촉박해서 결국 포기를 했습니다. 아시다시피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하고 빈은 내륙 깊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서 저희가 차를 픽업하기로 한 파리 샤를 드골 공항에서 가려면 약 1,300Km에 육박하는 여정으로 낮 시간만 이용해 이동을 할 경우, 이틀은 족히 걸리는 거리였습니다.

그리고 시작을 영국 런던에서 했고, 프랑스에서부터 차량을 이용해 스위스, 이탈리아, 바르셀로나까지 가는 일정을 다 소화하기에는 좀 무리다 싶어서 결국 아쉽지만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2018년 두번째로 여행을 계획하면서 이번에는 꼭 오스트리아를 가는 걸로 계획을 하였고, 이번에는 시작을 프랑스 샤를 드골공항에서 리스 차량을 픽업하여, 좀 멀지만 도착하는 날부터 열심히 차를 달려 이틀에 걸쳐 빈에 도착하는 일정으로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짠 일정은 첫날 오후에 도착해서 차를 픽업해 프랑스 베흐덩 Verdun에서 1박, 다시 아침 일찍 출발해 독일 로젠하임 Rosenheim 근처에서 1박, 그다음 날 가는 길에 있는 잘츠부르크를 거쳐 빈에 도착하고 다음날인 주일에 호프부르크 왕궁 미사에 참석하는 것이었습니다.

 

숙소는 모두 에어비앤비를 이용해 모두 주차가 가능한 곳으로 해서 예약을 할 수 있었고, 빈에서는 빈 시내는 주차도 힘들고, 가격도 높아서, 결국 좀 많이 떨어져 있는 슈토케라우 Skokerau에 했고 기차를 이용해 빈 시내로 나갔는 것으로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서울에서 파리까지의 항공권은 두바이에 내려서 다시 파리행 비행기로 갈아타는 것으로 해서 시간은 좀 많이 걸리지만 상대적으로 싼 것으로 구입을 하였습니다.

 

출국은 6월 6일 수요일 밤 11시 55분에 했고, 프랑스 파리 샤를 드골에 도착하니 현지시각 7일 낮 1시 반이었습니다. 거기서 푸조 2008을 픽업했고, 이어서 주유소에게 가솔린을 가득 채운 후, 서둘러 첫 기착지인 베흐덩으로 이동했습니다. 첫날은 도착 후 현지 적응이 안된 점을 고려해 가급적 짧게 여행하는 것으로 했는데, 대략 베흐덩까지 거리는 260Km였습니다. 그렇게 도착한 시각은 대충 오후 5시 전후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프랑스 베흐덩은 1차 세계대전 격전지로 알려진 곳이었는데, 가는 길이 무척 목가적이고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다시 와 보고 싶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예약한 숙소는 2층 집으로 집 정원에는 커다란 체리 나무가 있었고, 거기에는 수많은 체리가 주렁주렁 탐스럽게 달려있었습니다. 그곳 여주인은 우리에게 아침밥도 차려주셨고, 떠날 때는 가면서 먹으라고 체리를 한 봉지 담아주셨습니다. 그런데 차에서 그걸 먹었는데, 너무 향기도 좋고 달고 맛있었습니다.

 

그다음에 묶은 곳은 독일 로젠하임 근처에 집이었습니다. 그런데 베흐덩에서 출발해 독일 국경을 넘어서 고속도로를 계속 달리다 보면 속도 무제한의 이른바 아우토반이 나오는데, 이 아우토반이 나와서 좀 속도 좀 내서 달려야겠다 생각했는데, 불과 1, 2킬로 미터를 달린 후에는 정차가 되어 제대로 달릴 수가 없었습니다. 아우토반에서의 정체라 정말 생각지 못한 웃지 못할 사건이었습니다.

 

프랑스는 고속도로 제한속도가 우리보다는 더 높은 130Km가 일반적입니다. 그리고 독일도 비슷합니다. 그런데 독일 고속도로에서는 이 130Km라는 속도제한 표시가 해제된다는 표시가 나오는데, 그곳에서 부터는 속도가 그야말로 무제한입니다. 그러면 모든 차들이 속도를 높이기 시작하는데, 특히 벤츠, 아우디 같은 독일 차들이 기본 150Km 이상으로 달립니다. 그러기에 고속도로에서는 조금이라도 자기가 늦게 간다고 생각되면 무조건 왼쪽 차선을 비워두고 달립니다. 그리고 앞차를 추월하고 나면 바로 원래 자기 차선으로 돌아와야 합니다. 잠시 딴생각에 계속해서 추월 차선으로 달리다 보면 어느샌가 보이지 않더 차가 뒤에 나타나서 상향 등을 켜는 상황을 맞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무튼 얘기가 좀 옆길로 샜는데, 그렇게 2박 3일의 여정으로 우리는 빈 외곽 숙소에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대충 오후 3시쯤 도착했고, 숙소에 들러 짐을 풀고, 차는 주차해놓고 빈 시내로 나갔습니다. 슈토케라우에서 빈 시내까지는 기차를 이용했는데, 30분이 한대 정도로 열차가 있었던 거 같습니다. 중간에 한 번 열차를 갈아타야 했는데, 우리가 잘 모르고 그냥 앉아있었더니, 기차역에서 빈 가는 열차를 불어봤던 여학생이 여기서 내려서 갈아타라고 친절하게 가르쳐주어 거기서 내려서 무사히 빈 시내에 갈 수 있었습니다.

 

미사가 있는 시간이 아침 9시15분이어서 우선 호프부르크 왕궁 미사를 드리는 곳을 확인해두려 그곳으로 향했습니다. 걸어서 대략 30분 정도면 충분히 닿을 수 있는 거리였고, 길도 그리 복잡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호프부르크 왕궁에 도착하니 비슷한 미사가 다른 곳에서도 열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티켓을 확인하고, 안내원에게 물어봤더니 우리가 가야 할 곳을 다시 알려주었습니다. 정말 미리와 보기를 잘한 거 같습니다. 만약 아침 시간에 이런 일이 일어났다면 무척 당황했을 거 같았습니다.

 

그다음 날, 아침을 서둘러 해결하고, 일찌감치 숙소에서 나와 빈으로 향했습니다. 도착하니 8시가 좀 넘었습니다. 그리고 어제 봐 두었던 미사 장소로 갔습니다. 아직은 좀 이른 시간이어서 아직 입장이 시작 안되었고, 좀 지나니 이제 입장이 시작되었습니다. 우리가 예약한 곳은 2층이었는데, 일단 좌석을 확인한 후에는 밖으로 나와 그 건물 안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런데 어디선가 아름다운 노래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그렇습니다. 미사에 앞서 합창단이 미리 와서 연습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연습실 문이 살짝 열려 있었는데, 지나는 많은 사람들이 다 우리와 같이 그곳에서 연습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었습니다.

 

우와 세계적인 빈 소년합창단을 이렇게 직접 오스트리아 빈에 와서 보게 되다니, 정말 믿기지 않는 순간이었습니다. 게다가 소리가 얼마나 곱고 아름다운지 정말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렇게 연습하는 소리만 들어도 좋은데, 이따 미사 시간에 들려오는 소리는 얼마나 좋을지 상상만 해도 마음이 설레었습니다. 그렇게 사람들이 그곳에 자꾸 모여들자 안내하시는 분이 제지하는 바람에 더 있지 못하고 자리로 돌아와 미사 시간을 기다렸습니다.

 

미사가 진행되는 성당은 생각보다는 무척 아담했습니다. 대신 2층 3층에 미사를 드릴 수 있는 좌석이 있고,  맨 위층에 오케스트라와 성가대가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그런 구조여서 그런지 성가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지만, 정말 옆에서 들려오는 것처럼 잘 들렸고, 또 소리가 높은 곳에 들려오는지라 마치 하늘에서 들려오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저는 예매할 때 특별히 녹음이 안된다는 얘기가 없었서 미리 녹음기를 준비해 갔습니다. 제가 평소에 사용하던 소니 ICD-SX2000이었습니다. 미사 중에 다른 분의 미사를 방해할 수 있는 녹화를 안 하는 것이 에티켓이었기에 녹화는 포기했지만, 꼭 녹음해서 다시 들어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녹음기를 가방 위에 올려놓은 상태로 좌석 아래에 놓아 녹음을 했습니다. 나중에 녹음한 것을 들어보니 주변 노이즈가 좀 있기는 했지만 나름 들어줄만한 상태로 녹음이 되어 좋았습니다.

 

시간이 되자 미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전세계 가톨릭 미사는 진행순서가 거의 같아서 말은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어떤 것인지는 대충 알 수 있었습니다. 봉헌과 영성체가 신자들이 신경 써야 할 부분인데, 다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생각보다는 참석하신 분들 중에 신자분들이 많은 거 같지는 않았습니다. 봉헌 때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예물을 바쳤는데, 영성체 때는 성체를 영하러 나가시는 분들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영성체는 우리와 달리 뒷쪽에 앉아있는 사람들부터 나오는 방식이었는데, 우리는 자리는 앞쪽이어서 계속해서 사람들이 나와서 영성체를 하는데, 그 흐름에 맞춰 나가려고 기다렸는데, 생각 외로 빨리 줄이 끊기는 바람에 서둘러 나가 간신히 영성체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미사가 다 끝난 후에는 빈 소년 합창단원들이 제대로 내려와 노래 한곡을 불러줍니다. 사전에 이 얘기를 들었던지라 저는 미사가 끝나자마자 셀카봉을 꺼내 촬영 준비를 하였습니다. 생각보다는 무척 빠르게 이뤄진 듯했는데, 이 또한 무사히 영상으로 담을 수 있었습니다.

 

이날 연주된 곡은 모차르트 Mozart의 미사곡으로 우르수리넨 미사곡 Ursulinenmesse이었습니다. 작품번호가 kv 49로 모차르트의 마지막 작품인 레퀴엠이 626번인 점을 감안하면 초기 작품에 속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작품에 대해서는 검색을 해도 잘 나오지는 않는데, 성 우르스 리넨 St. Ursulinen을 기념하는 미사곡으로 추정됩니다. 애플 뮤직에서 검색을 하니 나와서 미리 들어보고는 갔는데, 직접 가서 들으니 정말 모차르트의 천재성이 잘 나타난 곡으로 느껴집니다.

 

음악의 도시 빈, 그리고 그곳에서 주님을 찬미하는 미사에 참석하는 이 놀라운 경험을 한 것이 저에게는 정말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되었습니다. 가톨릭 신자가 아닌 분도 꼭 한번 경험해보시면 좋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 미사 후 빈 소년 합창단 공연 모습 >
https://youtu.be/OpOvQi7XJ3Q


< 빈 소년 합창단 연습 모습 >

 

아이들뿐만 아니라 나이가 지긋해 보이는 분들도 눈에 뜬다. 이분들은 베이스나 그레고리안 성가를 담당하시는 듯함.

https://youtu.be/fGt5IYbyvrI

 

빈 소년 합창단 - 미사곡 (모차르트 작곡 - Ursulinenmesse 미사곡, KV 49) 
https://youtu.be/Agn7LxBK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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