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너희는 나 때문에 총독들과 임금들 앞에 끌려가 그들과 다른 민족들에게 증언할 것이다. (마태오 10,17-22) -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 신심 미사 (202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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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의 샘

[묵상] 너희는 나 때문에 총독들과 임금들 앞에 끌려가 그들과 다른 민족들에게 증언할 것이다. (마태오 10,17-22) -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 신심 미사 (2023.7.5.)

by honephil 2023. 7. 5.

[묵상] 너희는 나 때문에 총독들과 임금들 앞에 끌려가 그들과 다른 민족들에게 증언할 것이다. (마태오 10,17-22) -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 신심 미사 (2023.7.5.)

한국인 최초의 사제로서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인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는 1821년 충남 솔뫼에서 아버지 김제준 이냐시오와 어머니 고 우르술라 사이에 태어났다. 양반 가문이었으나 천주교 신자라는 이유로 1801년 신유박해 때 집안이 몰락하였다.
김대건은 열여섯 살인 1836년 사제가 되고자 최양업 토마스와 최방제 프란치스코와 함께 마카오로 유학길을 떠났다. 1844년 부제품을 받은 그는 선교 사제의 입국을 돕고자 잠시 귀국하였다가 다시 중국으로 건너가 1845년 8월 17일 상하이의 진자샹[金家巷] 성당에서 사제품을 받았다. 고국에 돌아온 김대건 신부는 서해 해로를 통한 선교 사제의 입국 통로를 개척하려다가 1846년 6월에 체포되어 여러 차례 문초를 받고 9월 16일 한강 새남터에서 순교하였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1984년 5월 6일 서울에서 한국 순교자 103위를 시성하면서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를 정하상 바오로와 함께 한국의 대표 성인으로 삼았다.
한국 교회는 순교자 현양을 위하여 과거 대축일이었던 7월 5일에 성대하게 신심 미사를 드리기로 하였다(주교회의 2019년 추계 정기 총회).

 

<너희는 나 때문에 총독들과 임금들 앞에 끌려가 그들과 다른 민족들에게 증언할 것이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0,17-22
그때에 예수님께서 사도들에게 말씀하셨다.
17 “사람들을 조심하여라.
그들이 너희를 의회에 넘기고 회당에서 채찍질할 것이다.
18 또 너희는 나 때문에 총독들과 임금들 앞에 끌려가,
그들과 다른 민족들에게 증언할 것이다.
19 사람들이 너희를 넘길 때, 어떻게 말할까, 무엇을 말할까 걱정하지 마라.
너희가 무엇을 말해야 할지, 그때에 너희에게 일러 주실 것이다.
20 사실 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라 너희 안에서 말씀하시는 아버지의 영이시다.
21 형제가 형제를 넘겨 죽게 하고 아버지가 자식을 그렇게 하며,
자식들도 부모를 거슬러 일어나 죽게 할 것이다.
22 그리고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끝까지 견디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 오늘의 묵상 ||||||||||||||||||||||||

 

<김대건 신부님의 마지막 편지, 마지막 마음> 

 

    오늘은 한국의 첫 사제이신 김대건 신부님의 신심을 기리는 날입니다. 무엇보다 김대건 신부님의 신자들에 대한 사랑을 느껴보려면 그분이 신자들에게 보낸 편지의 내용을 살펴보는 것만큼 좋은 방법이 없을 것입니다. 
    마카오로 유학을 떠나신 이후 여러 언어를 배우신 신부님은 총 21통의 편지를 남기셨는데 19통을 라틴어, 1통을 한문, 마지막으로 1통을 한글로 쓰셨습니다. 이 중 마지막으로 감옥에서 신자들에게 쓴 한글 편지에 김대건 신부님의 신자들에 대한 마음이 담겨있습니다.
    1. “세상에 한 번 태어나 우리를 만들어내신 하느님을 알지 못하면 세상 태어난 보람이 없다.”
    예수님께서 가리옷 유다에게 세상에 태어나지 않는 것이 더 좋을 뻔했다고 말씀하신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신부님은 먼저 자신을 창조한 하느님을 알지 못하면 세상 태어난 보람이 없다고 말씀하십니다. 하느님을 생각하지 않고 헛되고 헛된 세상 것들에 정신을 빼앗긴 사람들을 볼 때 가장 가슴이 아프다고 하십니다. 영혼 구원에 대한 강한 열망이 나타나 있습니다. 
    2. “자기를 만들어내신 하느님을 알아 입교 영세했다 할지라도 주님의 제자 답게 살지 못하면 이 또한 세상에 난 보람이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배은망덕하게 되어 오히려 세례 받지 못한 사람보다 못한 처지에 떨어진다.”
    신부님은 세례를 받았다 해도 신앙의 열매를 맺지 못하는 사람은 오히려 “주님과 원수가 되어 영원한 벌을 마땅히 받게 된다”라고 하십니다. 농부가 고생하여 농사를 짓는데 열매를 맺지 못하면 농부는 밭을 갈아엎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신앙인이 맺어야 하는 열매는 무엇일까요? 
    3. “부디 지금의 박해에 굴하지 말고 마음을 단단히 다져 밤낮으로 하느님께 빌어 세속과 육신과 마귀를 대적하고 이 고난을 참아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너희의 영혼을 구해라!”
    당시 신앙의 목적이 명확하였습니다. 바로 세속과 육신과 마귀를 이겨 가난과 정결과 순명의 열매를 맺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방법으로 기도와 말씀, 성사생활을 강조하셨습니다. 
    “주님의 거룩한 뜻을 따라오며 온전한 의탁으로 예수님과 일치하여 이미 패배한 세속 마귀를 칠지어다. 이런 시련의 시기를 당하여 여러분은 마음을 다져 힘을 다하고 역량을 다하여 마치 병기(묵주, 성서 그리고 성사 생활)를 다 갖춘 건장한 군사처럼 싸워 이길지어다.”
    우리가 신앙 생활을 하는 이유는 소유욕과 육욕, 그리고 교만을 이기는 것입니다. 이것을 이기도록 주님께서 피를 흘리셨습니다. 그 열매를 맺지 않는 신앙인은 세례를 받지 않는 것이 더 낫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요즘 삼구(三仇: 세속, 육신, 마귀)에 대해 아는 신자가 얼마나 됩니까? 거의 없었습니다. 김 신부님이 순교하신 해가 1846년 병오박해이니 200년도 안 되어 김대건 신부님이 가장 강조하셨던 교리를 잊어버린 것입니다. 이 교리를 가르치지 않기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악의 구렁텅이로 떨어지는지 모릅니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는 젊은 야망의 증권 중개인 조던 벨포트가 만연한 부패와 사기에 가담한 기업 스트래튼 오크몬트의 창업자가 된 실화를 바탕으로 합니다. 영화 내내 조던은 자신의 무모한 행동과 행동의 불법성에 대해 자주 경고 받습니다. 그러나 그는 듣지 않습니다. 그는 세속, 육신, 마귀에 있는 그대로 노출되었고 자기 생각이 옳다고 여겼습니다. 결국 그는 감옥에 가게 되고 그의 제국은 무너지고 부와 가족과 자유를 잃습니다. 
    조던은 인류가 맞이하게 될 미래입니다. 조던에게는 적어도 세속, 육신, 마귀의 삶이 잘못된 것임을 말해주던 이들이 있기는 했습니다. 아버지와 아내와 친구들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그들을 버렸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교회 안에서조차 그것이 잘못임을 말해주지 않습니다. 세속, 육신, 마귀의 교리가 사라진 것입니다. 
    신자들에게 보낸 당신의 유일한 편지에서 그분은 돌아가시기 직전 세속과 육신과 마귀와의 싸움에서 승리하기만을 바라셨습니다. 이것이 그분이 가르치시려는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우리가 말로만 김대건 신부님을 존중하지 말고 진심으로 그분을 존경한다면 그분의 가르침을 계승해야 하지 않을까요?

#전삼용 요셉 신부의 매일미사 묵상글

 

사실 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라 너희 안에서 말씀하시는 아버지의 영이시다. 마태 10,20
It will not be you who speak but the Spirit of your Father speaking through you. Mt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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