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하늘에서 그들의 천사들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얼굴을 늘 보고 있다. (마태오 18,1-5.10) - 수호천사 기념일 (202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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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의 샘

[묵상] 하늘에서 그들의 천사들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얼굴을 늘 보고 있다. (마태오 18,1-5.10) - 수호천사 기념일 (2021.10.2.)

by honephil 2021. 10. 2.

수호천사는 사람을 선으로 이끌며 악에서 보호하는 천사다. 교회의 전승에 따르면, 주님께서는 누구에게나 천사를 정해 주시어 그를 지키고 도와주게 하신다. 다음은 수호천사에 관한 『성경』의 표현들이다. “그분께서 당신 천사들에게 명령하시어, 네 모든 길에서 너를 지키게 하시리라”(시편 91[90],11). “저를 모든 불행에서 구해 주신 천사께서는 이 아이들에게 복을 내려 주소서”(창세 48,16). “너희는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업신여기지 않도록 주의하여라.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하늘에서 그들의 천사들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얼굴을 늘 보고 있다”(마태 18,10).

 


<하늘에서 그들의 천사들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얼굴을 늘 보고 있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8,1-5.10
1 그때에 제자들이 예수님께 다가와,
“하늘 나라에서는 누가 가장 큰 사람입니까?” 하고 물었다.
2 그러자 예수님께서 어린이 하나를 불러 그들 가운데에 세우시고 3 이르셨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회개하여 어린이처럼 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
4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 어린이처럼 자신을 낮추는 이가
하늘 나라에서 가장 큰 사람이다.
5 또 누구든지 이런 어린이 하나를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10 너희는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업신여기지 않도록 주의하여라.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하늘에서 그들의 천사들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얼굴을 늘 보고 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 오늘의 묵상 ||||||||||||||||||||||||||


구약 성경에 등장하는 천사는 주로 하느님 백성을 불행과 어려움에서 ‘지켜 주고’ 하느님께서 마련하신 곳으로 이끌어 줍니다(창세 48,16; 탈출 23,20; 시편 91[90],11 참조). 이처럼 구약 성경은 천사들이 우리의 일상 안에서 함께하는 모습을 보여 줍니다. 그렇다면 예수님께서 알려 주시는 천사는 어떤 모습인가요? 예수님께서는 모든 이에게 저마다 수호천사가 있으며, 그들이 하느님과 얼굴을 마주하고 있음을 알려 주십니다.

 

우리의 모습을 돌아봅니다. 하느님보다는 세속의 성공과 물질의 풍요를 더 높은 기준으로 삼아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살아갑니다. 끊임없이 경쟁하고, 때로는 복음의 논리보다 약육강식의 법칙을 따르기도 합니다. 그런 우리에게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보다 우리 자신과 가족만을 생각하는 마음이 더 큰 것은 어쩌면 당연한지 모릅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그런 우리에게 수호천사를 보내 주셨습니다. 우리가 다치지 않도록, 힘겨워서 쓰러지지 않도록, 그리고 우리가 하느님을 잊지 않도록! 하느님께서는 당신을 잊고 살아가는 우리에게, 우리를 지켜 주고 보살펴 주는 수호천사를 보내 주셨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잊고 지낼지라도, 우리의 수호천사는 하느님의 얼굴을 바라보며 우리를 위하여 기도하고 하느님을 찬미합니다. 일상이 무척이나 바쁘고 힘들겠지만, 하루에 한 번이라도 하느님을 기억하고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를 드리면 어떨까요? 아무런 조건 없이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수호천사를 보내 주신 것처럼, 우리도 아무 조건 없이 하느님을 찬양한다면, 하늘나라의 수호천사들도 우리의 소리에 맞추어 함께 더욱 기쁜 마음으로 하느님을 찬미할 것입니다.

 

박형순 바오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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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천사는 마치 ‘공기’처럼 사랑한다>

 

    오늘은 수호천사 기념일입니다. 저는 수호천사를 향한 기도를 하지 않아서 그런지 이 날이 되어서야 저의 수호천사를 생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1년 동안 수호천사는 저를 위해 열심히 은총을 전달해주셨음이 분명합니다. 그러면서 수호천사의 사랑은 마치 ‘공기’와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공기는 없으면 죽습니다. 그렇다고 자신의 존재를 알아달라고 보채지도 않습니다. 가장 좋은 옷은 입은 줄도 모르게 의식하지 않고 생활할 수 있는 옷이랍니다.

 

    수호천사는 마치 공기처럼 좋은 옷처럼, 그렇게 자신을 버린 온전한 사랑을 하는 모범을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영화 제목이 ‘나를 찾아줘’(2014)란 영화가 있습니다.

모두가 부러워하는 삶을 살아가는 완벽한 부부 닉과 에이미. 그러나 결혼 5주년 기념일 아침, 에이미가 흔적도 없이 실종됩니다. 경찰은 에이미가 결혼기념일 선물로 숨겨뒀던 편지와 함께 곳곳에서 드러나는 단서들로 남편 닉을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합니다. 미디어들은 살인 용의자인 닉의 일거수일투족을 보도하고 시간이 갈수록 세상의 관심이 이 사건에 집중됩니다.

 

    예전에 닉이 아내가 싫어져 젊은 여학생과 바람도 피우고 아내를 때린 일도 있었지만, 살인을 저지른 것은 아니었습니다. 사실 이 모든 것은 에이미가 꾸민 것이었습니다. 에이미는 하버드대를 나온 수재이고 유명한 작가입니다. 자신 같이 잘 나가는 인물이 시골뜨기인 닉과 결혼해 줬는데 무능한 데다 바람까지 피우는 남편을 보고만 있을 수 없어 남편을 살인죄로 집어넣으려고 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에이미가 챙겨간 돈을 도둑맞게 되자 예전에 자신을 쫓아다녔던 한 남자에게 가서 숨어지내게 됩니다. 그 남자는 돈은 많았지만, 에이미를 가두어놓고는 어디도 가지 못하게 하였습니다. 

 

    이 와중에 남편 닉은 살인죄를 벗기 위해 자신이 바람피웠다는 사실을 다 TV에서 폭로하고 아내 에이미에게 사랑하니 돌아와 달라고 말합니다.

 

    힘겹게 떠돌던 에이미는 이번엔 자기를 가둬놓던 남자를 죽여 정당방위로 꾸미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자기에게 집착하던 남자에게 납치되어 갔다가 집으로 돌아오기 위해 목숨을 건 영웅으로 세간에 화제가 됩니다.

 

    하지만 남편은 이 모든 것이 아내가 꾸민 것임을 압니다. 아내가 살인까지 저지른 것을 알지만 세상이 영웅이라 믿고 있는 여인을 살인자로 내몰 수는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두려움 속에서 남의 아이를 밴 아내와 살아가게 된다는 것입니다. 아내는 말합니다.

 

    “나는 당신에게 돌아오기 위해 살인까지 했어요. 당신은 나를 위해 무엇을 해 주었죠?”

 

    아내는 남편이 완벽해지기를 바라는 여인이었습니다. 자신은 다른 누구보다 더 완벽하게 행복해야만 하는데 약간 수준이 모자란 시골 출신 남편이 자신의 수준을 따라오기를 바랐던 것입니다.

 

    물론 남편은 그런 아내 밑에서 아내의 비위를 맞추며 숨죽이듯 살아왔지만, 너무 힘이 들어 결혼하자마자 바로 이혼을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완벽을 추구하던 아내에게 이혼은 말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다 아내에게 외도하는 모습이 들키게 되어 분노를 참을 수 없게 된 아내가 자신에게 이런 모멸감을 준 남편이 사형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모든 일을 꾸몄던 것입니다.

 

    천사를 묵상해야 하는 날에 이런 섬뜩한 이야기를 해서 죄송스러울 따름입니다. 우리는 에이미가 천사와 완전히 반대되는 것을 사랑으로 알고 있었기에 천사의 사랑을 그 반대로 짐작할 수 있습니다.

 

    에이미는 열등감이 강한 여자였습니다. 자기의 성공과 남편의 성공을 통해서 자존심을 채우려는 여자였습니다.

    그녀가 자주 하던 놀이는 ‘나를 찾아줘’였습니다. 여기저기 단서를 남겨놓고 온종일 남편이 자기를 찾는 것에만 집중하게 만드는 놀이였습니다. 처음엔 재미가 있었지만 자기를 찾지 못하는 남편을 보며 화를 냅니다.

 

    그녀는 자신의 존재가 소멸해 간다고 느끼기에 자기 존재를 세상과 남편을 통해 증명해내려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그것을 ‘사랑’이라고 말합니다. 자신이 세상을 더 행복하게 만들고 남편을 더 완벽하게 만든다고 여겼던 것입니다.

 

    하지만 자신의 존재를 남에게 알아달라고 강요하는 것은 사랑이 아닙니다. 그냥 존재가 사라져가는 한 인간의 마지막 시도일 뿐입니다. 이런 사람은 잠시만 신경을 써주지 않으면 자신은 사랑받지 못한다고 느낍니다.

 

    하지만 수호천사는 어떻습니까? 이미 하느님의 보호 아래 영원한 생명을 보장받았습니다. 존재가 사라질 위험이 없습니다. 그러니 자신을 알아달라고 보채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일 년 동안 내 옆에 있었지만 이런 날이 되어야 간신히 수호천사의 존재를 인식합니다. 그래도 수호천사들은 원망하지 않습니다. 이는 마치 ‘공기’와도 같은 사랑입니다.

 

    공기는 없으면 죽습니다.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따라서 사람이 공기를 마시며 살아도 매번 공기에 감사하지 않습니다. 그렇더라도 자신을 찾아달라고, 알아달라고 안달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어차피 자신은 존재를 인정받았기 때문입니다. 태양이 있는 한, 그리고 나무가 있는 한 공기는 계속 존재할 것입니다.

 

    인간이 사라져도 공기는 존재합니다. 그래서 인간에게 자신의 존재를 확인받을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천사는 이와 같은 사랑을 합니다. 사랑을 자기 존재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이용하지 않습니다.

 

    “그분들은 천사입니다.”

    마리안느와 마가렛 수녀님에 대한 소록도 분들의 증언입니다. 그분은 어머니와도 같은 존재였다고 하고 생명의 은인이라 말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천사라고 말하는 것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우리는 사실 천사를 본 일도 없으면서 천사를 압니다.

 

    꽃다운 20대에 소록도를 찾아 평생을 한센인들을 위해 봉사하며 살다가 할머니가 되어 이제 봉사를 받아야 할 때 편지 한 장만 남기고 홀연히 떠나가 버렸습니다. 본인들의 삶도 중요했을 텐데 먼 이국땅에서 어쩌면 버려지다시피 한 이들을 위해 평생을 산 이들이기에 우리는 천사라 부르는 것입니다.

 

    이들이 천사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천사의 보살핌을 받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나를 보호해주는 누군가가 있을 때 그 사람은 어린이가 됩니다. 걱정이 없고 많이 웃고 즐겁습니다. 그리고 누군가를 받아주고 위로해주고 또 누군가에게 천사가 됩니다. 이미 그렇게 인정받은 이들이기에 자신들이 봉사한 이들에게 다른 보상을 바라지 않습니다. 그냥 공기처럼 있다가 사라집니다. 사랑을 한 것으로 충분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나아가야 할 수호천사와 같은 사랑의 모습입니다.

https://youtu.be/S1W-UsOpVj8

 

#전삼용 요셉 신부의 매일 복음 묵상

 

내가 너희 앞에

천사를 보내어,

내가 마련한 곳으로

너희를

데려가게 하겠다.

탈출 23.20

 

I am sending an angel

before you,

to bring you

to the place

I have prepared.

Ex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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