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카 성야의 모든 예식은 주님께서 부활하신 거룩한 밤을 기념하여 교회 전례에서 가장 성대하게 거행한다. 하느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의 종살이에서 해방시켜 주셨듯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인류를 죄의 종살이에서 해방시켜 주신 날을 기념한다. 따라서 교회는 장엄한 전례로, 죽음을 이기시고 참된 승리와 해방을 이루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맞이한다.
<십자가에 못 박히신 나자렛 사람 예수님께서 되살아나셨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6,1-7
1 안식일이 지나자, 마리아 막달레나와 야고보의 어머니 마리아와 살로메는
무덤에 가서 예수님께 발라 드리려고 향료를 샀다.
2 그리고 주간 첫날 매우 이른 아침, 해가 떠오를 무렵에 무덤으로 갔다.
3 그들은 “누가 그 돌을 무덤 입구에서 굴려 내 줄까요?” 하고 서로 말하였다.
4 그러고는 눈을 들어 바라보니 그 돌이 이미 굴려져 있었다.
그것은 매우 큰 돌이었다.
5 그들이 무덤에 들어가 보니,
웬 젊은이가 하얗고 긴 겉옷을 입고 오른쪽에 앉아 있었다.
그들은 깜짝 놀랐다.
6 젊은이가 그들에게 말하였다. “놀라지 마라.
너희가 십자가에 못 박히신 나자렛 사람 예수님을 찾고 있지만
그분께서는 되살아나셨다. 그래서 여기에 계시지 않는다.
보아라, 여기가 그분을 모셨던 곳이다.
7 그러니 가서 제자들과 베드로에게 이렇게 일러라.
‘예수님께서는 전에 여러분에게 말씀하신 대로
여러분보다 먼저 갈릴래아로 가실 터이니,
여러분은 그분을 거기에서 뵙게 될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 오늘의 묵상 ||||||||||||||||||||||
오늘 우리가 거행하는 파스카 성야 예식은 네 부분으로 이루어집니다. 먼저 우리는 제1부에 성야의 장엄한 시작인 빛의 예식을 행합니다. 빛의 예식에서 우리는 이 거룩한 밤에 불을 축복하여 파스카 초를 밝힙니다. 이 촛불은 어둠을 이긴 빛으로,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에서 이끌어 내고 죄와 죽음에서 벗어나 생명으로 인도한 불기둥이요,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파스카 신비를 나타냅니다.
성대한 제2부 말씀 전례는 7개의 독서와 서간 그리고 복음으로 이루어지는데, 이 거룩한 밤이 바로 빛이 창조된 밤이자 죽음에서 생명으로 건너간 밤이고, 그리스도께서 암흑의 세상에 파견되시어 죄와 죽음에서 우리를 해방시켜 주신 밤이라는 것을 알려 주며, 구원의 역사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보여 줍니다. 제3부 세례 전례와 제4부 성찬 전례를 통하여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몸소 체험하고, 그 새 생명에 참여함으로써 우리는 예수님께서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심을 큰 소리로 환호하며 기쁨의 노래를 부릅니다. “알렐루야, 알렐루야! 주님께서 참으로 부활하셨습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그리스도에 대한 우리 신앙 진리의 정수입니다. 초대 그리스도교 공동체가 이를 중심 진리로 믿고 실천했으며, 성전이 근본 진리로 전승하였고, 신약 성경의 기록으로 확립되어 십자가와 함께 파스카 신비의 핵심 부분으로 가르쳐 온 신앙 진리입니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638항).
우리 그리스도교 신앙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죽음으로부터 부활하셨다는 증언에서 시작됩니다. 안식일 다음 날 새벽, 아직 어두울 때 마리아 막달레나, 야고보의 어머니 마리아 그리고 살로메가 예수님을 찾아 무덤에 갔을 때, 하얗고 긴 겉옷을 입은 젊은이, 곧 천사가 말합니다. “놀라지 마라. 너희가 십자가에 못 박히신 나자렛 사람 예수님을 찾고 있지만 그분께서는 되살아나셨다.”
이제 여인들은 말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되살아나셨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전합니다. “우리는 여러분에게 이 기쁜 소식을 전합니다. 우리 선조들에게 하신 약속을, 하느님께서는 예수님을 다시 살리시어 그들의 후손인 우리에게 실현시켜 주셨습니다”(사도 13,32-33). 예수님께서 되살아나셨습니다. 당신의 죽음으로 죽음을 이기시고 믿는 모든 이에게 생명을 주십니다.
서철 바오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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