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의 판단에 따라, 이 주일부터 성당에 있는 십자가와 성화상들을 가리는 관습을 보존할 수 있다.* 십자가는 성금요일 주님 수난 예식 거행을 마칠 때까지 가려 둔다. 성화상들은 파스카 성야 예식을 시작할 때까지 가려 둔다.
파스카 성야에 그리스도교 입문 성사들을 받을 예비 신자들을 위한 세례 준비로 셋째 수련식을 이 주일에 거행한다. 이 수련식에서는 고유 기도문과 고유 전구를 사용한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1,1-45
그때에 1 어떤 이가 병을 앓고 있었는데,
그는 마리아와 그 언니 마르타가 사는 베타니아 마을의 라자로였다.
2 마리아는 주님께 향유를 붓고
자기 머리카락으로 그분의 발을 닦아 드린 여자인데,
그의 오빠 라자로가 병을 앓고 있었던 것이다.
3 그리하여 그 자매가 예수님께 사람을 보내어,
“주님, 주님께서 사랑하시는 이가 병을 앓고 있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4 예수님께서 그 말을 듣고 이르셨다.
“그 병은 죽을병이 아니라 오히려 하느님의 영광을 위한 것이다.
그 병으로 말미암아 하느님의 아들이 영광스럽게 될 것이다.”
5 예수님께서는 마르타와 그 여동생과 라자로를 사랑하셨다.
6 그러나 라자로가 병을 앓고 있다는 말을 들으시고도,
계시던 곳에 이틀을 더 머무르셨다.
7 예수님께서는 그런 뒤에야 제자들에게, “다시 유다로 가자.” 하고 말씀하셨다.
8 제자들이 예수님께,
“스승님, 바로 얼마 전에 유다인들이 스승님께 돌을 던지려고 하였는데,
다시 그리로 가시렵니까?” 하자,
9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낮은 열두 시간이나 되지 않느냐?
사람이 낮에 걸어 다니면 이 세상의 빛을 보므로 어디에 걸려 넘어지지 않는다.
10 그러나 밤에 걸어 다니면 그 사람 안에 빛이 없으므로 걸려 넘어진다.”
11 이렇게 말씀하신 다음에 이어서, “우리의 친구 라자로가 잠들었다.
내가 가서 그를 깨우겠다.” 하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12 그러자 제자들이 예수님께,
“주님, 그가 잠들었다면 곧 일어나겠지요.” 하였다.
13 예수님께서는 라자로가 죽었다고 하셨는데,
제자들은 그냥 잠을 잔다고 말씀하시는 것으로 생각하였다.
14 그제야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분명히 이르셨다. “라자로는 죽었다.
15 내가 거기에 없었으므로 너희가 믿게 될 터이니,
나는 너희 때문에 기쁘다. 이제 라자로에게 가자.”
16 그러자 ‘쌍둥이’라고 불리는 토마스가 동료 제자들에게,
“우리도 스승님과 함께 죽으러 갑시다.” 하고 말하였다.
17 예수님께서 가서 보시니, 라자로가 무덤에 묻힌 지 벌써 나흘이나 지나 있었다.
18 베타니아는 예루살렘에서 열다섯 스타디온쯤 되는 가까운 곳이어서,
19 많은 유다인이 마르타와 마리아를 그 오빠 일 때문에 위로하러 와 있었다.
20 마르타는 예수님께서 오신다는 말을 듣고 그분을 맞으러 나가고,
마리아는 그냥 집에 앉아 있었다.
21 마르타가 예수님께 말하였다.
“주님, 주님께서 여기에 계셨더라면 제 오빠가 죽지 않았을 것입니다.
22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주님께서 청하시는 것은
무엇이나 들어주신다는 것을 저는 지금도 알고 있습니다.”
23 예수님께서 마르타에게, “네 오빠는 다시 살아날 것이다.” 하시니,
24 마르타가 “마지막 날 부활 때에
오빠도 다시 살아나리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였다.
25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 나를 믿는 사람은 죽더라도 살고,
26 또 살아서 나를 믿는 모든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다. 너는 이것을 믿느냐?”
27 마르타가 대답하였다.
“예, 주님! 저는 주님께서 이 세상에 오시기로 되어 있는 메시아시며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믿습니다.”
28 이렇게 말하고 나서 마르타는 돌아가 자기 동생 마리아를 불러,
“스승님께서 오셨는데 너를 부르신다.” 하고 가만히 말하였다.
29 마리아는 이 말을 듣고 얼른 일어나 예수님께 갔다.
30 예수님께서는 마을로 들어가지 않으시고,
마르타가 당신을 맞으러 나왔던 곳에 그냥 계셨다.
31 마리아와 함께 집에 있으면서 그를 위로하던 유다인들은,
마리아가 급히 일어나 나가는 것을 보고 그를 따라갔다.
무덤에 가서 울려는 줄 알았던 것이다.
32 마리아는 예수님께서 계신 곳으로 가서 그분을 뵙고 그 발 앞에 엎드려,
“주님, 주님께서 여기에 계셨더라면
제 오빠가 죽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고 말하였다.
33 마리아도 울고 또 그와 함께 온 유다인들도 우는 것을 보신 예수님께서는
마음이 북받치고 산란해지셨다.
34 예수님께서 “그를 어디에 묻었느냐?” 하고 물으시니,
그들이 “주님, 와서 보십시오.” 하고 대답하였다.
35 예수님께서는 눈물을 흘리셨다. 36 그러자 유다인들이
“보시오, 저분이 라자로를 얼마나 사랑하셨는지!” 하고 말하였다.
37 그러나 그들 가운데 몇몇은, “눈먼 사람의 눈을 뜨게 해 주신 저분이
이 사람을 죽지 않게 해 주실 수는 없었는가?” 하였다.
38 예수님께서는 다시 속이 북받치시어 무덤으로 가셨다.
무덤은 동굴인데 그 입구에 돌이 놓여 있었다.
39 예수님께서 “돌을 치워라.” 하시니, 죽은 사람의 누이 마르타가
“주님, 죽은 지 나흘이나 되어 벌써 냄새가 납니다.” 하였다.
40 예수님께서 마르타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믿으면 하느님의 영광을 보리라고 내가 말하지 않았느냐?”
41 그러자 사람들이 돌을 치웠다. 예수님께서는 하늘을 우러러보시며 말씀하셨다.
“아버지, 제 말씀을 들어 주셨으니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
42 아버지께서 언제나 제 말씀을 들어 주신다는 것을 저는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말씀드린 것은,
여기 둘러선 군중이 아버지께서 저를 보내셨다는 것을 믿게 하려는 것입니다.”
43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고 나서 큰 소리로 외치셨다.
“라자로야, 이리 나와라.”
44 그러자 죽었던 이가 손과 발은 천으로 감기고
얼굴은 수건으로 감싸인 채 나왔다.
예수님께서 사람들에게, “그를 풀어 주어 걸어가게 하여라.” 하고 말씀하셨다.
45 마리아에게 갔다가 예수님께서 하신 일을 본 유다인들 가운데에서 많은 사람이
예수님을 믿게 되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또는>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1,3-7.17.20-27.33ㄴ-45
그때에 마리아와 그 언니 마르타가 3 예수님께 사람을 보내어,
“주님, 주님께서 사랑하시는 이가 병을 앓고 있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4 예수님께서 그 말을 듣고 이르셨다.
“그 병은 죽을병이 아니라 오히려 하느님의 영광을 위한 것이다.
그 병으로 말미암아 하느님의 아들이 영광스럽게 될 것이다.”
5 예수님께서는 마르타와 그 여동생과 라자로를 사랑하셨다.
6 그러나 라자로가 병을 앓고 있다는 말을 들으시고도,
계시던 곳에 이틀을 더 머무르셨다.
7 예수님께서는 그런 뒤에야 제자들에게, “다시 유다로 가자.” 하고 말씀하셨다.
17 예수님께서 가서 보시니, 라자로가 무덤에 묻힌 지 벌써 나흘이나 지나 있었다.
20 마르타는 예수님께서 오신다는 말을 듣고 그분을 맞으러 나가고,
마리아는 그냥 집에 앉아 있었다.
21 마르타가 예수님께 말하였다.
“주님, 주님께서 여기에 계셨더라면 제 오빠가 죽지 않았을 것입니다.
22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주님께서 청하시는 것은
무엇이나 들어주신다는 것을 저는 지금도 알고 있습니다.”
23 예수님께서 마르타에게, “네 오빠는 다시 살아날 것이다.” 하시니,
24 마르타가 “마지막 날 부활 때에
오빠도 다시 살아나리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였다.
25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 나를 믿는 사람은 죽더라도 살고,
26 또 살아서 나를 믿는 모든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다. 너는 이것을 믿느냐?”
27 마르타가 대답하였다.
“예, 주님! 저는 주님께서 이 세상에 오시기로 되어 있는 메시아시며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믿습니다.”
33 예수님께서는 마음이 북받치고 산란해지셨다.
34 예수님께서 “그를 어디에 묻었느냐?” 하고 물으시니,
그들이 “주님, 와서 보십시오.” 하고 대답하였다.
35 예수님께서는 눈물을 흘리셨다. 36 그러자 유다인들이
“보시오, 저분이 라자로를 얼마나 사랑하셨는지!” 하고 말하였다.
37 그러나 그들 가운데 몇몇은, “눈먼 사람의 눈을 뜨게 해 주신 저분이
이 사람을 죽지 않게 해 주실 수는 없었는가?” 하였다.
38 예수님께서는 다시 속이 북받치시어 무덤으로 가셨다.
무덤은 동굴인데 그 입구에 돌이 놓여 있었다.
39 예수님께서 “돌을 치워라.” 하시니, 죽은 사람의 누이 마르타가
“주님, 죽은 지 나흘이나 되어 벌써 냄새가 납니다.” 하였다.
40 예수님께서 마르타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믿으면 하느님의 영광을 보리라고 내가 말하지 않았느냐?”
41 그러자 사람들이 돌을 치웠다. 예수님께서는 하늘을 우러러보시며 말씀하셨다.
“아버지, 제 말씀을 들어 주셨으니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
42 아버지께서 언제나 제 말씀을 들어 주신다는 것을 저는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말씀드린 것은,
여기 둘러선 군중이 아버지께서 저를 보내셨다는 것을 믿게 하려는 것입니다.”
43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고 나서 큰 소리로 외치셨다.
“라자로야, 이리 나와라.”
44 그러자 죽었던 이가 손과 발은 천으로 감기고
얼굴은 수건으로 감싸인 채 나왔다.
예수님께서 사람들에게, “그를 풀어 주어 걸어가게 하여라.” 하고 말씀하셨다.
45 마리아에게 갔다가 예수님께서 하신 일을 본 유다인들 가운데에서 많은 사람이
예수님을 믿게 되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 오늘의 묵상 |||||||||||||||
라자로와 마리아와 마르타. 예수님과 돈독한 관계를 맺고 있던 이들입니다. 라자로가 병으로 고생할 때에 그 소식을 예수님께 알립니다. “주님께서 사랑하시는 이가 병을 앓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사랑하시던 제자와 더불어 라자로 남매는 특별한 인물로 표현됩니다. 오늘 복음은 죽은 라자로를 살리신 예수님을 보여 줍니다. 이는 요한복음의 일곱 번째이자 마지막 표징으로, 예수님의 말씀은 부활의 의미를 미리 알려 주는 역할을 합니다.
예수님께서 라자로의 무덤을 찾으셨을 때, 마르타는 죽은 지 나흘이나 되었다고 말합니다. 이 표현은 라자로의 죽음을 확증하여 그가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라자로를 다시 살리십니다. 복음은 이 표징을 통하여 많은 유다인들이 예수님을 믿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그렇지만 이 표징은 종교 지도자들과 바리사이들이 예수님을 죽이고자 마음먹는 계기도 됩니다.
오늘 복음은 부활을 생각하게 합니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 나를 믿는 사람은 죽더라도 살고, 또 살아서 나를 믿는 모든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다.” 부활과 영원한 생명을 나타내는 예수님의 말씀은 모든 신앙인에게 죽음을 넘어서는 희망을 주는 것이며 우리에게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암시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부활하신 분으로 생명 그 자체이신 분이십니다. 그것을 보여 주는 사건이 라자로의 소생입니다. 그리고 다시 우리를 향하여 질문을 던집니다. “너는 이것을 믿느냐?” 이처럼 요한복음은 우리에게 믿음을 가지도록 요청하면서 질문에 답하도록 초대합니다.
허규 베네딕토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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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가해 사순 제5주일
<밀떡과 포도주의 삶이 표징의 재료가 되는 삶이다>
복음: 요한 11,1-45
요한복음은 ‘표징의 책’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표징은 믿음을 가져다주는 어떠한 사건을 말합니다. 믿음으로 하느님 자녀가 되는 창조가 이루어짐으로 7일 동안의 창조를 생각하여 요한은 아마도 7개의 표징으로 맞추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카나에서 성모 마리아의 믿음으로 제자들이 믿게 되는 첫 번째 표징이 있었습니다. 두 번째는 카파르나움에서 왕의 신하가 끝까지 청함으로써 두 번째 표징이 되었습니다. 그다음은 벳자타에서 38년 동안 죄에서 벗어나기를 바랐던 사람이 세 번째 표징이 되었습니다. 5천 명을 먹이신 것도 표징입니다. 한 아이의 작은 봉헌이 수많은 사람을 배부르게 먹이는 표징의 원천이 되었습니다. 이웃을 사랑하여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려는 사람을 통해 표징이 완성됩니다. 다섯 번째 표징은 예수님께서 물 위를 걸어 제자들에게 오신 사건입니다. 그리스도를 맞아들임으로써 두려움이 사라지고 마음에 평화가 깃드는 것을 보는 것도 하나의 표징입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의 라자로를 살리시는 것이 마지막 표징입니다.
많은 유다인들은 그 많은 표징을 주셨음에도 믿지 않고 죽어서 이미 몸이 부패한 사람을 살리는 정도의 강력한 표징을 요구하였습니다. 그들에게 믿음을 주기 위해서는 누군가는 죽어서 몸이 썩어가는 것까지 받아들일 제물이 필요했습니다. 또 예수님께서 일부러 그렇게까지 사랑하는 사람을 내버려 두시는 것을 받아들이고 끝까지 희망할 수 있는 사람들도 필요로 하셨습니다. 어떠한 표징도 믿음의 중개가 없이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눈물을 흘리신 것은 표징을 주시기 위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그렇게까지 대해야만 하시는 것이 가슴 아팠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뜻에 자신을 십자가에 봉헌할 수 있는 사람, 그 사람이 세상에서 가장 큰 표징의 재료가 되고, 천국에서는 하느님의 가장 큰 사랑을 받게 됩니다.
이탈리아 한 의사가 미국의 친구에게 보낸 편지를 함께 읽어보겠습니다.
“가장 어두운 악몽 속에서 나는 이탈리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지난 3주간 우리 병원에서 보고 경험하게 되리라고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악몽은 강처럼 계속 흐르고 있고, 그 강물은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몇 명의 환자가 왔고, 다음에는 수십 명이, 다음에는 수백 명이 왔습니다. 지금, 우리는 더는 의사가 아니라, 누구는 살고 누구는 집으로 보내져 죽어야 할지를 결정하는 분류자에 불과합니다. 이 모든 환자가 평생을 이탈리아 건강 보험료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2주 전까지만 해도 나와 나의 동료들은 무신론자들이었습니다. 우리는 의사이기 때문에 그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습니다. 우리는 과학이 하느님의 존재를 배제한다고 배웠습니다. 나는 나의 부모님들이 교회에 가는 것을 비웃었습니다.
9일 전에, 75세 된 한 사제가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그는 친절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호흡하는 데 심각한 어려움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그는 성경을 가지고 있었고, 죽어가는 환자들의 손을 붙잡고 그 성경을 그들에게 읽어주었습니다. 그 모습은 우리에게 감명을 주었습니다. 우리 의사들은 모두 지쳤고, 낙심했고,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끝장이 나 있었습니다. 우리에게 시간이 있을 때, 우리는 그 사제의 말씀을 들었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한계에 도달했습니다. 우리는 더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사람들이 매일 죽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기진맥진했습니다. 우리 동료 중 두 명이 죽었고, 다른 동료들은 감염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하느님께 도와달라고 기도하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우리는 쉬는 시간 몇 분이 생길 때 기도합니다. 나와 동료들이 서로 얘기할 때, 우리는 이 사실을 믿을 수가 없습니다. 비록 격렬한 불신자들이었지만, 우리는 이제 매일 평안을 구하고 있으며, 주님께 우리가 병자들을 돕는 일을 계속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기도합니다.
어제, 그 75세 된 사제가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3주 동안 여기에서 120명 이상의 사망을 봐왔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무너져 내렸습니다. 그 사제가 자신의 상태와 우리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평안을 가져다주었었습니다. 그 평안은 우리가 이제는 더 찾을 수 없을 것으로 생각했던 평안이었습니다. 그 사제는 주님께로 갔습니다. 그리고 만일 상황이 지금처럼 계속된다면, 곧 우리도 그분을 따라갈 것입니다.
나는 6일 동안 집에 가지 못했습니다. 나는 마지막으로 식사를 한 것이 언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는 지구상에서 나의 무가치함을 깨닫게 됩니다. 나는 내가 마지막으로 한 호흡을 쉴 때까지 다른 사람들을 돕고 싶습니다. 비록 나는 고통받는 사람들과 나의 동료들의 죽음에 둘러싸여 있지만, 내가 하느님께로 돌아왔다는 사실에 행복합니다.”
75세의 한 사제는 자신이 십자가의 제물이 됨으로써 많은 이들에게 본보기가 되었고 많은 사람에게 잃었던 믿음을 회복시켜 주었습니다. 표징이 된 것입니다. 사람은 자신의 안위부터 챙기는 것이 일반적인데 그 사제는 이웃부터 챙겼던 것이고 사람들은 그 위에 내리시는 하느님의 영광을 보았던 것입니다.
지금은 표징이 아주 많이 필요한 때입니다. 누구 하나 십자가에 못 박히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성당에 와서 가장 큰 표징은 성체성사를 영하면서도 자신은 세상에서 살기만을 원하고 그런 것만을 청합니다. 물로 그런 것도 청할 필요가 있겠지만 주님은 표징의 재료가 될 제자들을 찾으십니다.
몬테 팔코의 십자가의 글라라 성녀는 예수님의 십자가를 자신의 심장에 박으라고 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 당신의 십자가를 박을 굳은 땅이 없다고 슬퍼하고 계셨기 때문입니다. 그분의 심장 안에서 그리스도의 수난 도구들이 나왔고 많은 이들이 믿게 되었습니다.
예수님만 십자가를 지시고 우리는 세상에서 편하기만을 바라서는 안 됩니다. 예수님은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더욱더 십자가 희생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찾으십니다. 성령은 제물 위에 내립니다. 부서진 밀알 위에 성령으로 당신이 들어오시고, 짓이겨진 포도 속으로 당신이 잉태되십니다.
믿음은 자신을 죽이는 십자가와 결코 분리될 수 없습니다. 사랑받기 위해 자신을 죽이는 십자가를 가장 사랑합시다. 이 제단 위에서만 다른 이들이 믿음을 가지게 되고 나는 주님의 표징의 도구로서 부활의 영광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세상에 믿음을 줄 표징의 밀떡과 포도주가 됩시다. 내가 부서지고 갈리지 않고 물과 불로 단련되지 않고는 밀떡이 될 수 없고, 짓이겨져 나의 피가 흐르지 않고는 포도주가 될 수 없습니다. 세상에서 주님의 영원한 사랑을 받을 표징의 재료가 되는 것만큼 의미 있는 삶은 없습니다.
전삼용 요셉 신부
#전삼용 요셉 신부의 매일 복음 묵상 2020 가해 사순 제5주일
https://www.youtube.com/watch?v=qQ9LxDd7j_4
코로나 19 극복을 청하는 기도
자비로우신 하느님 아버지,
'코로나 19' 확산으로 혼란과 불안 속에 있는
저희와 함께 하여 주십시오.
어려움 속에서도 내적 평화를 잃지 않고
기도하도록 지켜주시고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 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십시오.
'코로나 19' 감염으로 고통받는
이들에게 치유의 은총을 내려주시고,
이들을 헌신적으로 돌보고 있는
의료진들과 가족들을 축복하여
주십시오.
또한 이 병으로 세상을 떠난
분들의 영혼을 받아주시고
유족들의 슬픔을 위로하여
주십시오.
국가 지도자들에게
지혜와 용기를 더 해주시고,
현장에서 위험을 감수하며
투신하고 있는 관계자들을
보호해주십시오.
특별히 이런 상황에서 더 큰
위험에 노출되는 가난하고
소외된 사회적 약자들을
저희가 더 잘 돌볼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고자
애쓰는 저희 모두가
생명과 이웃의 존엄,
사랑과 연대의 중요성을
더 깊이 깨닫게 하시고
배려와 돌봄으로
희망을 나누는 공동체로
거듭나는 은총 내려주시길
간구합니다.
우리의 도움이신 성모님과 함께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 코로나 19 극복을 위한 9일 기도 ]
5일 차 - 3.29(일)
영광의 신비
[ 2020년 3월 29일 주일 사순 제5주일 매일미사_김종수 아우구스티노 주교 집전 ]
'영성의 샘'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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