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바리사이가 아니라 세리가 의롭게 되어 집으로 돌아갔다. (루카 18,9-14) - 사순 제3주간 토요일 (2026.3.14.)
<바리사이가 아니라 세리가 의롭게 되어 집으로 돌아갔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8,9-14
그때에 9 예수님께서는 스스로 의롭다고 자신하며
다른 사람들을 업신여기는 자들에게 이 비유를 말씀하셨다.
10 “두 사람이 기도하러 성전에 올라갔다.
한 사람은 바리사이였고 다른 사람은 세리였다.
11 바리사이는 꼿꼿이 서서 혼잣말로 이렇게 기도하였다.
‘오, 하느님! 제가 다른 사람들,
강도 짓을 하는 자나 불의를 저지르는 자나 간음을 하는 자와 같지 않고
저 세리와도 같지 않으니,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12 저는 일주일에 두 번 단식하고 모든 소득의 십일조를 바칩니다.’
13 그러나 세리는 멀찍이 서서 하늘을 향하여
눈을 들 엄두도 내지 못하고 가슴을 치며 말하였다.
‘오, 하느님! 이 죄인을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14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그 바리사이가 아니라 이 세리가 의롭게 되어 집으로 돌아갔다.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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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령은 안전지대(Comfort Zone)를 부수신다 >
부제: 안주하는 예루살렘을 넘어, 상처받는 광야로 나아가는 야성
사제가 된 지 20년, 저는 '사제관'이라는 안락한 온실에 길들여져 있었습니다.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대접받는 편안한 구조였지요. 하지만 성령께서는 제게 "성당 울타리를 넘어 냉담자와 잃어버린 양들을 찾아가라"고 등을 떠미셨습니다.
사도행전 7장과 8장의 초대 교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들은 기적과 나눔이 넘치는 예루살렘이라는 완벽한 '안전지대(Comfort Zone)'에 머물려 했습니다. 그러나 성령은 고인 물을 싫어하십니다. 교회가 스스로 움직이지 않자, 하느님은 '박해'라는 거친 바람을 불어 교회를 강제로 세상 끝으로 흩어버리십니다.
첫 번째 거룩한 바람은 스테파노의 순교였습니다. 그의 설교는 사람들을 회개시키기는커녕 돌무더기를 맞은 실패한 강론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죽음 직전, 그는 "사람의 아들이 하느님 오른쪽에 서 계신 것"을 봅니다. 늘 앉아 계시는 것으로 묘사되던 예수님께서 벌떡 일어나신 것입니다. 이는 성부와 본질이 같으신 분이 당신의 첫 순교자를 영광 중에 기립 박수로 맞이하시는 삼위일체의 신비입니다. 인간의 눈에는 실패였지만, 테르툴리아누스 교부의 말처럼 "순교자들의 피는 교회의 씨앗"이 되어 사울의 가슴에 떨어졌고, 신자들을 세상으로 흩어지게 했습니다.
박해로 흩어진 평신도 부제 필립보는 원수들의 땅 '사마리아'로 향합니다. 유다인들이 개처럼 취급하던 그곳에 복음을 전하여 큰 기쁨을 일으킵니다. 이때 마술사 시몬이 돈을 주며 성령의 권능을 사려다 베드로에게 저주를 받습니다. 여기서 성직 매매를 뜻하는 '시모니(Simony)'가 유래합니다. 우리 안에도 내가 바친 헌금과 기도를 화폐 삼아 하느님의 은총을 통제하려는 자본주의적 기복신앙이 있지 않은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은총은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내어 맡기는 것입니다.
사마리아에서 대성공을 거두던 필립보에게 천사가 나타나 아무도 없는 '광야'로 가라고 명합니다. 필립보는 사목적 성공이라는 새로운 안전지대를 과감히 버리고 즉각 떠납니다. 그곳에서 율법에 의해 성전 출입이 금지된 훼손된 자, 에티오피아 내시를 만납니다. 필립보는 그에게 밖에서 교리를 던져준 것이 아니라 그의 마차에 올라탔습니다. 그리고 찢기고 버림받은 예수 그리스도의 이사야서 예언이 바로 당신을 위한 것임을 풀어주며 광야 한가운데서 세례를 베풉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성령은 화려한 성전 안에 갇혀 계시지 않습니다. 스테파노의 사형장에, 원수들이 사는 사마리아의 거리에, 상처받은 내시가 있는 황량한 광야에 계십니다.
여러분이 목숨처럼 부여잡고 있는 안전지대는 어디입니까? 나와 마음 맞는 사람끼리만 어울리는 성당 마당을 넘어서십시오. 꼴 보기 싫은 이들이 있는 사마리아로, 이혼과 사업 실패로 철저히 소외된 이들이 있는 광야로 마차를 타고 들어가십시오.
우리가 안락함을 버리고 그 상처받은 현장으로 나아갈 때, 실패의 돌을 맞으면서도 용서를 베풀 때, 하늘 보좌에 앉아 계시던 예수님께서 벌떡 일어나 우리를 향해 박수를 쳐 주실 것입니다. 성령의 야성으로 여러분의 안전지대를 부수십시오. 아멘.
https://youtu.be/jiGhkL9OvKU?si=PvpnUur3hOZ_PRCU
#전삼용 요셉 신부의 매일미사 묵상글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 루카 18,14
For everyone who exalts himself will be humbled, and the one who humbles himself will be exalted. Lk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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