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주님, 저는 믿습니다. 믿음이 없는 저를 도와주십시오. (마르코 9,14-29) - 연중 제7주간 월요일 (2023.2.20.)
<주님, 저는 믿습니다. 믿음이 없는 저를 도와주십시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9,14-29
그때에 예수님과 제자들이 산에서 내려와
14 다른 제자들에게 가서 보니,
그 제자들이 군중에게 둘러싸여 율법 학자들과 논쟁하고 있었다.
15 마침 군중이 모두 예수님을 보고는 몹시 놀라며 달려와 인사하였다.
16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저들과 무슨 논쟁을 하느냐?” 하고 물으시자,
17 군중 가운데 한 사람이 대답하였다.
“스승님, 벙어리 영이 들린 제 아들을 스승님께 데리고 왔습니다.
18 어디에서건 그 영이 아이를 사로잡기만 하면 거꾸러뜨립니다.
그러면 아이는 거품을 흘리고 이를 갈며 몸이 뻣뻣해집니다.
그래서 스승님의 제자들에게 저 영을 쫓아내 달라고 하였지만,
그들은 쫓아내지 못하였습니다.”
19 그러자 예수님께서,
“아, 믿음이 없는 세대야! 내가 언제까지 너희 곁에 있어야 하느냐?
내가 언제까지 너희를 참아 주어야 한다는 말이냐?
아이를 내게 데려오너라.” 하고 그들에게 이르셨다.
20 그래서 사람들이 아이를 예수님께 데려왔다.
그 영은 예수님을 보자 곧바로 아이를 뒤흔들어 댔다.
아이는 땅에 쓰러져 거품을 흘리며 뒹굴었다.
21 예수님께서 그 아버지에게,
“아이가 이렇게 된 지 얼마나 되었느냐?” 하고 물으시자
그가 대답하였다. “어릴 적부터입니다.
22 저 영이 자주 아이를 죽이려고 불 속으로도, 물속으로도 내던졌습니다.
이제 하실 수 있으면 저희를 가엾이 여겨 도와주십시오.”
23 예수님께서 그에게 “‘하실 수 있으면’이 무슨 말이냐?
믿는 이에게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하고 말씀하시자,
24 아이 아버지가 곧바로,
“저는 믿습니다. 믿음이 없는 저를 도와주십시오.” 하고 외쳤다.
25 예수님께서는 군중이 떼를 지어 달려드는 것을 보시고
더러운 영을 꾸짖으며 말씀하셨다.
“벙어리, 귀머거리 영아, 내가 너에게 명령한다.
그 아이에게서 나가라. 그리고 다시는 그에게 들어가지 마라.”
26 그러자 그 영이 소리를 지르며 아이를 마구 뒤흔들어 놓고 나가니,
아이는 죽은 것처럼 되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모두 “아이가 죽었구나.” 하였다.
27 그러나 예수님께서 아이의 손을 잡아 일으키시니 아이가 일어났다.
28 그 뒤에 예수님께서 집에 들어가셨을 때에 제자들이 그분께 따로,
“어째서 저희는 그 영을 쫓아내지 못하였습니까?” 하고 물었다.
29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그러한 것은 기도가 아니면 다른 어떤 방법으로도 나가게 할 수 없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 오늘의 묵상 ||||||||||||||||||||||||
<내가 기도를 제대로 하고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옛날 한 수사가 올리브 기름이 필요하여 올리브 묘목을 심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주여, 이 연약한 뿌리가 마시고 자랄 수 있는 비가 필요하니, 단비를 내려주시옵소서”라고 기도했습니다. 주께서는 단비를 내려주셨습니다. 그 수도자는 또 기도했습니다. “주여, 나의 나무는 태양이 필요합니다. 주께 기도드리오니 해를 주시옵소서.” 그러자 검은 구름을 몰아버리고 해가 나왔습니다. 이번에는 “오! 주님, 이 나무를 단단히 하기 위해서는 서리가 필요합니다”라고 수도사는 외쳤습니다. 그랬더니 그 작은 나무에는 서리가 앉아 번쩍거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웬걸요 저녁에는 죽어버렸습니다.
그 수사는 동료 수사의 방을 찾아가, 그의 이상한 경험을 털어놓았습니다. “나도 역시 작은 나무 한 그루를 심어 키우고 있습니다”라고 하면서 그의 동료는 말했습니다. “그런데 보십시오! 잘 자랍니다. 나는 나무를 하느님께 맡깁니다. 그 나무를 만드신 하느님께요. 그분은 나 같은 사람보다 그것이 필요로 하는 것을 더 잘 알고 계십니다. 그러므로 나는 어떤 방법으로도 고정하지 않습니다. 다만 ‘주여! 이 나무가 필요로 하는 것을 주시옵소서. 강풍이든, 햇빛이든, 또한 바람이든, 비든, 서리든 주께서 때를 따라 주시옵소서. 주께서는 이것을 만드셨고, 그리고 잘 아시나이다’라고 기도할 뿐입니다”라는 것이었습니다.
첫 번째 수사의 기도 문제점이 무엇이었을까요? 하느님을 신뢰하지 않고 자기 자신을 신뢰하는 게 문제였습니다. 그는 자신이 그런 기도를 드리지 않으면 올리브나무가 죽을 수도 있다고 믿었습니다. 반면 두 번째 수사는 하느님을 신뢰하였습니다. 그래서 모든 것을 의탁할 수 있었습니다. 그의 마음 안에는 ‘하느님께서는 나를 사랑하시니 분명히 올리브 나무가 잘 자라게 해 주실 거야!’라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하느님은 믿는 대로 해 주십니다. 이미 이루어졌다고 믿지 않으면 그 기도는 들어주지 않으십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악령이 들린 아이를 치유해 주십니다. 제자들은 할 수 없었습니다. 제자들이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느냐고 묻자 예수님은 “그러한 것은 기도가 아니면 다른 어떤 방법으로도 나가게 할 수 없다”라고 하십니다. 역시 무언가가 이루어지려면 ‘기도’가 필요합니다.
아이가 치유된 것은 아버지의 기도 덕분이었습니다. 아버지는 처음에 “하실 수 있으면 저희를 가엾이 여겨 도와주십시오”라고 청하였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의 기도를 완전하게 해주시기 위해 “‘하실 수 있으면’이 무슨 말이냐? 믿는 이에게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라고 하십니다. 그러자 “저는 믿습니다. 믿음이 없는 저를 도와주십시오”라고 말합니다.
예수님과 대화하는 것을 무엇이라고 할까요? 기도입니다. 악령이 들린 아이의 아버지는 지금 기도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는 사이에 그의 믿음이 완성됩니다. 분명히 주님께서 치유해 주실 것을 믿게 됩니다. 이것이 기도의 힘입니다. 기도를 할수록 내가 청한 것이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라 믿게 되어야 그 기도가 들어집니다.
가끔은 기도를 할수록 ‘안 될 수도 있겠다. 되든 안 되든 그냥 주님 뜻대로 해 주세요’라고 청하게 됩니다. 그러면 믿음을 잃은 것입니다. 그리고 그 기도는 들어지지 않습니다. 기도할수록 내가 청하는 일이 반드시 성취될 것이란 믿음이 강해질 때 그 기도는 제대로 가는 것입니다.
제가 ‘비르짓다 성녀의 일곱 번의 주님의 기도’를 드리며 느낀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처음에는 ‘대부분이 간다던데 내가 어떻게 연옥에 안 갈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럴 수도 있겠구나!’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기도하면서 불가능한 것이 가능할 것이란 믿음이 생긴 것입니다. 기도를 통해 우리는 믿음을 끌어올려야 합니다.
신앙인들이 아닌데도 이런 믿음으로 세상의 눈으로 성공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를 ‘끌어당김의 법칙’이라고 하는데 예를 들면 미국에서 초밥 도시락을 팔아 엄청난 부를 이룬 김승호 회장의 경우입니다. 그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매일 100번 쓰기를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쓸수록 ‘내가 이렇게 고생해서 쓰는데 이것은 반드시 이뤄질 거야!’라고 믿게 됩니다. 이것이 많은 실패를 무릅쓰고 결국엔 성공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기도는 내가 청하는 것이 이미 이루어졌음을 믿게 되는 믿음을 청하는 일입니다. 하느님의 능력을 의심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나에 대한 하느님 사랑을 의심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 믿음을 증가시키는 일이 기도입니다. 이렇게 기도할 줄 알 때 하느님은 내가 청하는 모든 것을 들어주십니다.
#전삼용 요셉 신부의 매일미사 묵상글
믿는 이에게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마르 9,23
Everything is possible to one who has faith. Mk 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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