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요한의 세례가 어디에서 온 것이냐? (마태오 21,23-27) - 대림 제3주간 월요일(2022.12.12.)
<요한의 세례가 어디에서 온 것이냐?>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21,23-27
23 예수님께서 성전에 가서 가르치고 계실 때,
수석 사제들과 백성의 원로들이 예수님께 다가와 말하였다.
“당신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 것이오?
그리고 누가 당신에게 이런 권한을 주었소?”
24 그러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나도 너희에게 한 가지 묻겠다.
너희가 나에게 대답하면,
나도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지 너희에게 말해 주겠다.
25 요한의 세례가 어디에서 온 것이냐? 하늘에서냐, 아니면 사람에게서냐?”
그들은 저희끼리 의논하였다.
“‘하늘에서 왔다.’ 하면,
‘어찌하여 그를 믿지 않았느냐?’ 하고 우리에게 말할 것이오.
26 그렇다고 ‘사람에게서 왔다.’ 하자니 군중이 두렵소.
그들이 모두 요한을 예언자로 여기니 말이오.”
27 그래서 그들이 예수님께 “모르겠소.” 하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도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지 너희에게 말하지 않겠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 오늘의 묵상 ||||||||||||||||||||||||
측량할 수 없고, 형언할 수 없는 하느님의 육화 강생의
신비 앞에 그저 감사와 찬미와 영광을 드릴 뿐입니다!
외국 한 신경 정신 병원 원목과에서 열정적으로 사목하시는
수녀님의 고백을 잊을 수 없습니다. 마음이 아픈 환자들을 향한
수녀님의 따뜻한 미소와 친절, 사랑과 열정은 병원 전체뿐만
아니라 도시 전체에서도 유명했습니다.
그런 수녀님에게도 가슴 아픈 사연과 혹독한 시절이 있었습니다.
젊은 수도자 시절 충격적인 사건을 겪었는데, 그로 인한
트라우마로 수녀님 역시 꽤 오랜 세월 정신병동 신세를 지셨답니다.
가장 심각한 증세는 자신을 지나치게 비하시키는 것이었습니다.
수녀님은 스스로를 하느님께 합당하지 않은 큰 죄인,
그를 넘어 벌레처럼 여겼습니다. 그래서인지 수도복은 물론이고
평복도 절대 입지 않았습니다. 억지로라도 입히면
즉시 몸부림을 쳤고, 그 자리에서 갈기갈기 찢어버렸습니다.
수녀님을 진료한 전문의들은 다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고
포기했습니다. 담당 의사 선생님께서는 수도회 총장 수녀님에게
저 수녀님은 평생토록 정신병동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소견을 전했습니다.
어느 날 그 소식을 전해 들은 연세 지긋한 자원봉사자
자매님께서 분홍색 잠옷 한 벌을 사 들고 수녀님 병실을 찾았습니다.
세상 자상하고 따뜻한 성품의 자매님께서는 환한 엄마
미소를 지으며 수녀님 침대 옆에 앉았습니다.
토닥토닥 등을 두드리며 말을 건넸습니다. “수녀님, 얼마나 힘드세요?
제가 수녀님을 위해 매일 하루에 세 시간씩 기도하고 있답니다.
제가 오늘 수녀님을 위해 예쁜 잠옷을 한 벌 사 왔답니다.
이걸 한번 입어보시겠어요? 정말 예쁠 거예요.”
자매님은 마치 엄마가 아픈 딸에게 하듯이 수녀님 뺨을 어루만지셨는데,
그 순간 수녀님의 눈에서는 자신도 모르게 굵은 눈물방울이
쉼 없이 흘러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누군가가
자신의 뺨에 따뜻한 손을 댄 것입니다. 수녀님은 자매님의
따뜻한 손을 자신의 뺨에 꼭 대고 대성통곡을 터트렸답니다.
자매님의 따뜻한 손길이 자신의 뺨에 닿는 순간, 수녀님은
자신이 지금 겪고 있는 그 오랜 깊은 병고의 터널에서 빠져나올 수도
있겠다는 희망이 생겼다고 회상하셨습니다. 따뜻한 한 인간 존재의
따뜻한 손길은 그 어떤 깊은 병도 치유할 수 있다는 확신을
지니게 되었답니다. 결국 사랑만이 인간을 치유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답니다.
그 뒤 수녀님은 기적적으로 병에서 벗어나게 되었고, 따뜻한 자매님을
통해서 자신에게 다가온 하느님의 사랑에 깊이 감사하고 보답하는
마음으로 정신병동 원목을 자원하게 되었답니다. 지금은 수녀님
자신이 겪었던 똑같은 고통을 겪고 있는 동료 환자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봉사하고 계신답니다.
또다시 성탄입니다. 성탄이란 그 따뜻한 자원봉사자께서
가련한 한 수도자를 향해 허리를 굽혀 다가간 것처럼,
세상 자상하신 하느님께서 허리를 굽혀 가련한 우리 인간에게
따뜻한 손길을 펼치신 은혜로운 대사건입니다.
측량할 수 없고, 형언할 수 없는 하느님의 육화 강생의 신비
앞에 그저 감사하고 찬미하고 영광을 드리는 것, 우리 인간 측에서
가장 필요한 노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그의 물통에서는 물이 넘치고 그의 씨는 물을 흠뻑 먹으리라. 민수 24, 7
Water will drip from their buckets, their seed will have plentiful water. NUm 24,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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