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니모 성인은 340년 무렵 크로아티아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는 일찍부터 로마에서 라틴 말과 그리스 말을 깊이 공부한 뒤 정부의 관리로도 일하였으나, 수도 생활에 대한 관심으로 사막에서 오랫동안 은수 생활을 하며 히브리 말을 연구하는 데 몰두하였다. 사제가 된 그는 다마소 1세 교황의 비서로 일하면서 교황의 지시에 따라 성경을 라틴 말로 번역하였다. ‘대중 라틴 말 성경’이라고 하는 『불가타』(Vulgata)가 그것이다. 또한 성경 주해서를 비롯한 많은 신학 저술을 남겼다. 420년 무렵 선종한 예로니모 성인은 암브로시오 성인, 그레고리오 성인, 아우구스티노 성인과 함께 서방 교회의 4대 교부로 존경받고 있다.
<나를 물리치는 자는 나를 보내신 분을 물리치는 사람이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0,13-16
그때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13 “불행하여라, 너 코라진아! 불행하여라, 너 벳사이다야!
너희에게 일어난 기적들이 티로와 시돈에서 일어났더라면,
그들은 벌써 자루옷을 입고 재를 뒤집어쓰고 앉아 회개하였을 것이다.
14 그러니 심판 때에 티로와 시돈이 너희보다 견디기 쉬울 것이다.
15 그리고 너 카파르나움아, 네가 하늘까지 오를 성싶으냐?
저승까지 떨어질 것이다. 16 너희 말을 듣는 이는 내 말을 듣는 사람이고,
너희를 물리치는 자는 나를 물리치는 사람이며,
나를 물리치는 자는 나를 보내신 분을 물리치는 사람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 오늘의 묵상 ||||||||||||||||||||||||||
성경을 사랑하십시오. 그러면 성경이 여러분을 보호해 줄 것입니다!
오늘 축일을 맞이하는 성 예로니모 사제 학자는
다른 무엇에 앞서 지적 능력이 아주 탁월한 분이었습니다.
요즘으로 치면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 ‘과외 없이 학교
수업만으로 충분했어요.’ 스타일입니다. 거의 천재였습니다.
외국어 학습체계가 잘 마련된 오늘날에도 외국어 제대로
능통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인데, 머리가 비상했던 예로니모는
그 어렵다는 라틴어뿐만 아니라 희랍어, 히브리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했다고 합니다.
이런 탁월한 예로니모였기에 교회는 그를
‘신학교의 주보 성인’이자 ‘수덕 생활의 주보 성인’으로
모십니다. 교회는 예로니모의 탁월한 업적을 인정하며
암브로시오, 아우구스티누스, 대 그레고리오 교황과 더불어
서방 교회의 4대 교부 중 한 사람으로 꼽습니다.
그러나 동전의 앞면이 있으면 뒷면이 있기
마련이지요. 그토록 탁월했던 예로니모였지만
인간적 결점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특히 그는 불같이
과격한 성격의 소유자였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그토록 똑똑하고 완벽하다
보니 이웃들의 결점 앞에 인내하기가 힘들었습니다.
자주 이웃들의 부족함에 대해서 신랄하게 비판의
화살을 던졌습니다. 별것도 아닌 일에 벼락같이
화를 내는가 하면, 돌아서서 즉시 후회하곤 했습니다.
그러나 예로니모는 다른 사람의 결점 앞에서
보다 자신의 결점 앞에서 더 속상하고 가혹했다고
전해집니다. 그래서 예로니모는 자신의 부족함과
실수 앞에 자주 후회를 했습니다. 후학들은 이런 예로니모를
기억하며 돌로 자신의 가슴을 치는 초상화를 그리곤 했습니다.
그리고 한 교황님은 그 만일 그 초상화가 아니었다면
교회는 그를 성인으로 추대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결핍과 실수투성이인
우리들에게는 꽤나 위안이 되는 에피소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다마소 교황이 세상을 떠난 후 예로니모는 평소
꿈꾸어왔던 본격적인 수도생활을 위해 베들레헴으로
떠나갑니다. 그곳에 여러 개의 수도 공동체를 건립한
그는 그 후 34년 동안 성경과 관련된 번역과 저술 작업에
몰두했으며 성경과 관련한 혁혁한 공을 세웠습니다.
많은 주해서를 남겨 교회에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성경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성경 공부와
묵상에 우선권을 두라는 예로니모 성인의 말씀은
오늘 우리에게도 정말 필요한 말씀입니다.
“성경을 사랑하십시오. 그러면 성경이 여러분을
보호해 줄 것입니다. 성경을 흠모하십시오.
그러면 성경이 여러분을 감싸줄 것입니다.”
“성경을 파고드십시오. 성경 안에서 찾으십시오.
거기서 모든 것을 다 얻을 것입니다. 성경을 모르는
사람은 하느님의 권능도 하느님의 지혜도 모르는
사람입니다. 성경을 모르는 것은
그리스도를 모르는 것입니다.”
삶에 의문이 생길 때, 예기치 않았던 고통이
난데없이 찾아올 때, 백번 생각해도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고 억울해서 미칠 지경일 때,
다른 모든 것 다 제쳐두고 성경을 펼쳤으면 좋겠습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나를 물리치는 자는 나를 보내신 분을 물리치는 사람이다. 루카 10, 16
Whoever rejects me rejects the one who sent me. Lk 10,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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