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 사람의 아들은 반드시 많은 고난을 겪어야 한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8,27-35
그때에 27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카이사리아 필리피 근처 마을을 향하여 길을 떠나셨다.
그리고 길에서 제자들에게,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하고 물으셨다.
28 제자들이 대답하였다. “세례자 요한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엘리야라 하고,
또 어떤 이들은 예언자 가운데 한 분이라고 합니다.”
29 예수님께서 다시,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하고 물으시자,
베드로가 “스승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30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당신에 관하여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엄중히 이르셨다.
31 예수님께서는 그 뒤에, 사람의 아들이 반드시 많은 고난을 겪으시고
원로들과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에게 배척을 받아 죽임을 당하셨다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셔야 한다는 것을 제자들에게 가르치기 시작하셨다.
32 예수님께서는 이 말씀을 명백히 하셨다.
그러자 베드로가 예수님을 꼭 붙들고 반박하기 시작하였다.
33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돌아서서 제자들을 보신 다음 베드로에게,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하며 꾸짖으셨다.
34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군중을 가까이 부르시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르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35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와 복음 때문에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 오늘의 묵상 ||||||||||||||||||||||||||||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하고 물으십니다. 곧이어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물으십니다. 베드로는 “스승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라고 대답합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그리스도가 어떤 일을 겪게 될 것인지 가르쳐 주십니다.
“사람의 아들이 반드시 많은 고난을 겪으시고, 원로들과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에게 배척을 받아 죽임을 당하셨다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셔야 한다.”고 말입니다. 베드로가 이에 반박하자, 예수님께서는 그런 베드로를 꾸짖으십니다.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여러분은 예수님을 어떤 분으로 고백합니까? 그저 어렵고 힘들 때 우리를 도와주시는 분, 날마다 은총을 내려 주셔서 우리가 잘 살아갈 수 있게 해 주시는 분으로만 믿고 있지는 않은가요? 하느님의 뜻보다는 이기심이 바탕이 된 사람의 뜻만을 찾고 있지는 않은가요? 우리도 베드로 사도와 별반 다를 게 없습니다. 기도할 때는 예수님을 구세주라고 고백하면서, 삶에서는 우리 마음대로 할 때도 많이 있으니까요.
오늘 제2독서에서 야고보 사도는 우리의 믿음이 ‘실천’을 통하여 드러난다고 이야기합니다. 주님의 말씀에 따라 다른 이들을 돕고 믿음과 기도가 실천으로 이어지는 사람은 하느님의 영광에 초대되어, 예수님을 ‘그리스도’라고 깨닫고 고백할 것입니다.
신우식 토마스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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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이 그리스도라는 복음을 전할 때 벌어지는 일>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당신이 누구냐고 물으십니다. 베드로는 제자들을 대표하여 “스승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라고 고백합니다. 하느님께서 인간을 구원하시러 세상에 오셨음을 믿는 것입니다.
이때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당신에 관하여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엄중히 이르십니다. 하느님이 인간을 찾아오신 기쁜 소식을 왜 전하지 못하게 하시는 것일까요?
예수님은 당신 수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에 대해 명백히 말씀하십니다. 이때 베드로는 그래서는 안 된다고 반박합니다. 아마 다른 제자들도 그렇게 생각하였을 것입니다. 그러자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이것이 당신이 누구인지 아는 믿음이 있어도 복음을 전해서는 안 되는 이유입니다. 예수님이 그리스도라는 사실은 진짜 우리가 전하는 복음의 내용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르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와 복음 때문에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그리스도 때문에 자기 목숨에 영향이 가지 않는 사람이란 아직 참 복음의 의미를 모르는 것입니다. 사탄, 마귀들도 예수님이 그리스도이며 하느님의 아드님임을 압니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들을 죽일 마음이 없으므로 복음을 전하지 않는 게 오히려 도와주는 것입니다.
영화 ‘파운더’(2016)는 밀크셰이크 믹서기를 판매하는 외판원 ‘레이크록’과 맥도날드 형제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믹서기 하나 파는 것도 힘든데 어느 한 시골에서 8개나 주문한 것입니다. 도대체 어느 매장이기에 그 많은 믹서기가 필요한지 궁금해졌습니다. 당시에는 햄버거 하나를 주문하면 30분은 기본으로 기다려야 하는 때였습니다.
그런데 그 가게에서 햄버거를 주문한 레이크록은 자신이 주문한 것이 30초 만에 나오는 것을 보고는 깜짝 놀라게 됩니다. 이것은 맥도널드 형제들이 수십 년간의 비법을 집대성하여 최대한 빨리 햄버거를 만들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나이가 들도록 아무 성과도 없이 믹서기나 팔러 다니던 레이크록은 이 매장을 프랜차이즈로 운영하면 떼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그래서 맥도널드 형제들에게 자신이 가맹점을 늘리는 것을 도와주겠다고 약속을 합니다. 사장인 맥도널드 형제는 자신들이 만드는 음식의 품질과 고유한 시스템을 손상하지 않는다면 손해 볼 것이 없다고 믿고 그 규정만 지켜준다면 그가 가맹점을 늘리게 해도 좋다고 허락해 줍니다. 그러나 이것이 실수였습니다.
레이크록이 가맹점을 늘리다 보니 자신에게 돌아오는 수익이 너무 적었습니다. 그래서 맥도널드 형제들 몰래 부동산 회사를 맥도널드 이름으로 설립합니다. 그는 가게에서 나오는 돈으로 부동산을 매입해 가맹점을 모집하고 그 사람들이 내는 돈으로 또 땅을 사서 가맹점을 모집했습니다. 그리고 아이스크림을 값싼 밀크셰이크 파우더로 대체합니다. 그렇게 이윤이 남는 것으로 또 땅을 삽니다.
이 사실을 맥도널드 형제들이 알았을 때는 이미 늦었습니다. 레이크록은 이미 부동산 재벌이 되어있었고 시골 가게 하나만 달랑 가진 맥도널드 형제가 재벌과 싸워 이길 수는 없는 일이었습니다. 결국, 형제는 목덜미를 잡고서 레이크록에게 맥도널드의 권리를 싼값에 팔 수밖에 없었습니다. 만든 것은 맥도널드 형제들인데 그 맥도널드를 널리 퍼뜨리려던 레이크록이 맥도널드까지 집어삼키게 된 것입니다.
이것이 자기를 죽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게 했다가는 어떤 결과가 올 것인지 보여주는 좋은 예입니다.
우리 속담에도 ‘원님 덕에 나팔 분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나중에 원님을 위해 불던 나팔 때문에 사람들이 자신을 우러러볼 때는 원님 없이 혼자 영광을 챙기게 됩니다. 예수님이 메시아이심을 전하는 것이 이처럼 위험합니다
그러면 우리가 전하는 복음은 무엇이어야 할까요? 내가 그리스도가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내가 그리스도가 되려면 내가 죽고 그리스도가 나를 통해 복음을 전하게 됩니다. 그러면 아무리 사람들이 나에게 영광을 주더라도 내가 아닌 그리스도께서 영광을 받으시는 것을 잊지 않게 됩니다. 그리고 사실 내가 죽고 그리스도로 사는 것이 복음의 내용입니다.
따라서 그리스도로 살기 위해 십자가에 나 자신을 죽이는 삶을 살지 않는 이들은 복음을 전하는 것 자체가 교회에 불이익을 주는 것입니다.
선거에 당선되기 위해 자신이 가톨릭 신자라는 것을 내세워 당선되고는 가톨릭 신자의 모습과 전혀 상반되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리스도를 이용한 것이 됩니다. 이런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영화 ‘밀양’에서도 전도연은 아들을 납치 살해한 살인범을 용서할 수 있다고 믿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하느님께 용서를 받았다고 말하는 그를 보며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 자신이 용서하지 않았는데 하느님이 감히 어떻게 먼저 용서를 하느냐는 것입니다. 이처럼 자신이 죽지 않고 하느님과 분리된 사람은 결국엔 교회에 폐를 끼치게 만듭니다.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믿음은 예수님이 그리스도라는 믿음을 갖는 것이 아니라, 그 예수님이 내 안에 들어와 내가 죽고 그리스도로 살게 되었다는 믿음입니다. 내가 전하는 복음은 예수님이 그리스도라는 사실이 아니라 내가 그리스도가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2021 09 12/ 내가 전하는 복음은 예수님이 그리스도라는 사실이 아니다/ 연중 제24주일/ 전삼용 요셉
2021년 나해 연중 제24주일 – 예수님이 그리스도라는 복음을 전할 때 벌어지는 일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당신이 누구냐고 물으십니다. 베드로는 제자들을 대표하여 “스승님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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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삼용 요셉 신부의 매일 복음 묵상
나와 복음 때문에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마르 8.35
Whoever loses his life
for my sake
and
that of the gospel
will save it.
Mk 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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