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의 샘

[묵상] 목자들은 마리아와 요셉과 아기를 찾아냈다. 여드레 뒤 그 아기는 이름을 예수라고 하였다. (루카 2,16-21) -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세계 평화의 날, 2025.1.1.)

honephil 2025. 1. 1. 07:00

[묵상] 목자들은 마리아와 요셉과 아기를 찾아냈다. 여드레 뒤 그 아기는 이름을 예수라고 하였다. (루카 2,16-21) -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세계 평화의 날, 2025.1.1.)

교회는 1월 1일을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로 지내고 있다. 성모 마리아께 ‘하느님의 어머니’를 뜻하는 ‘천주의 성모’라는 칭호를 공식적으로 부여한 것은 에페소 공의회(431년)이다. 지역마다 서로 다른 날짜에 기념해 오던 이 축일은 에페소 공의회 1500주년인 1931년부터 보편 교회의 축일이 되었고, 1970년부터 모든 교회에서 1월 1일에 지내고 있다. 또한 성 바오로 6세 교황께서 1968년에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을 세계 평화를 위하여 기도하는 ‘세계 평화의 날’로 정하심에 따라 교회는 이후 해마다 이를 기념하고 있다.

 

오늘은 새해 첫날입니다. 우리는 해마다 새해 첫날을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로 지냅니다. 올해도 우리 신앙의 모범이신 성모 마리아를 본받아 하느님의 뜻에 순종하는 삶을 살아가기로 다짐하고, 세계 평화를 기원하며 성모님의 전구를 청합시다.

 

<목자들은 마리아와 요셉과 아기를 찾아냈다. 여드레 뒤 그 아기는 이름을 예수라고 하였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2,16-21
그때에 목자들이 베들레헴으로 16 서둘러 가서,
마리아와 요셉과 구유에 누운 아기를 찾아냈다.
17 목자들은 아기를 보고 나서, 그 아기에 관하여 들은 말을 알려 주었다.
18 그것을 들은 이들은 모두 목자들이 자기들에게 전한 말에 놀라워하였다.
19 그러나 마리아는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겼다.
20 목자들은 천사가 자기들에게 말한 대로 듣고 본 모든 것에 대하여
하느님을 찬양하고 찬미하며 돌아갔다.
21 여드레가 차서 아기에게 할례를 베풀게 되자 그 이름을 예수라고 하였다.
그것은 아기가 잉태되기 전에 천사가 일러 준 이름이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 오늘의 묵상 ||||||||||||||||||||||||

< 어머니는 자녀의 어떤 미래를 지원했느냐에 따라 공경의 수준이 결정된다. >

개신교에서는 성모님을 한 신앙인으로서 공경하지 ‘하느님의 어머니’로서 공경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성모님께서 처음부터 예수님을 하느님의 아드님으로서 알고 지지하고 어머니의 역할을 했기에 하느님의 어머니로서 공경받아야 함을 알아야 합니다. 

 

오늘, 천주의 모친 성모 마리아 대축일에 우리는 예수님을 낳고 키우시며 그분의 사명을 완수하도록 평생을 헌신하신 마리아의 역할에 대해 묵상합니다. “하느님의 어머니”라는 칭호는 단순한 명예가 아니라, 구원의 계획에서 하느님과 깊이 협력하신 마리아의 역할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마리아는 어머니가 무엇인지 보여줍니다. 그것은 희생적인 사랑과 자녀의 진정한 목적을 위한 변함없는 헌신입니다.

 

진정한 어머니는 자신이 받는 것이 아니라 자녀의 미래를 위해 주는 것으로 인식됩니다. 1열 3장 16-28에서 솔로몬 왕의 유명한 판결은 이를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두 여인이 한 아이의 어머니라고 주장하지만, 솔로몬은 희생정신을 통해 진짜 어머니를 알아냅니다. 참된 어머니는 아이가 다치는 것을 보느니 차라리 아이를 포기하겠다고 말하며, 자녀의 행복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자녀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모든 삶을 희생할 수 있다면 어머니가 확실합니다. 성모님도 요셉 성인과 함께 예수님을 살리기 위해 이집트로 피신하셨었습니다. 그러니 어머니이십니다. 

 

성경에서도 모세의 어머니 요게벳이 보여준 헌신을 볼 수 있습니다. 탈출기 2장 1-10절에서 그녀는 파라오의 명령에서 아들을 지키기 위해 석 달 동안 모세를 숨기고, 더 이상 숨길 수 없게 되자 그를 갈대 상자에 넣어 나일강에 맡겼습니다. 그녀의 사랑과 하느님의 섭리에 대한 믿음은 이스라엘 백성을 구원하는 지도자로 모세가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습니다. 아들을 살리기 위해 강물에 떠나보내는 어머니의 심장을 찢어졌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어머니는 모세가 이스라엘을 파라오의 종살이에서 탈출시키는 인물인 모세가 되었기에 구약의 모세의 어머니로서 공경받는 것입니다. 

그런데 ‘하느님의 어머니’로 공경받아야 하느냐가 문제입니다. 어떤 자녀든 그 정체성에 대한 사명이 존재합니다. 그 사명에 협조했다면 어머니는 그 사명을 수행한 자녀의 어머니로 공경받습니다. 

 

말랄라 유사프자이의 어머니인 투르 페카이의 삶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그녀는 문맹이었고, 여아 교육을 금기시하던 사회에서 자랐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딸의 여성 교육에 대한 꿈을 지지하며 위험에 직면해 있던 말랄라를 끝까지 응원했습니다. 말랄라가 생명을 위협받으면서도 계속 활동할 수 있었던 힘은 어머니의 도덕적 지지에서 나왔습니다. 결국, 말랄라는 최연소 노벨 평화상 수상자가 되었고, 어머니의 믿음과 희생이 세상의 미래를 바꿀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결국 투르 페카이는 그냥 어머니가 아닌 최연소 노벨상 수상자의 어머니가 된 것입니다. 그 사명을 위해 지원하였기 때문입니다. 

 

성모 마리아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성모님은 처음부터 ‘하느님 아드님의 사명’을 지원하셨습니다. 하느님의 사명은 당신 희생으로 모든 인간을 구원하는 일입니다. 가브리엘 천사가 전한 메시지에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 1,38)라고 응답한 순간부터 마리아는 믿음과 용기로 자신의 역할을 받아들였습니다. 천사가 지시한 대로 그녀는 아기의 이름을 예수라고 지으며(루카 2,21), 그분이 인류를 구원할 사명을 맡고 있음을 인정했습니다.

 

예수님의 삶 동안 마리아는 그분의 말씀과 행동을 마음속에 간직하며 매 순간 지지했습니다. 카나의 혼인잔치에서 마리아는 종들에게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요한 2,5)라고 말하며 예수님이 첫 번째 기적을 행하고 공생활을 시작하도록 도왔습니다. 심지어 십자가 아래에서도 마리아의 침묵 속의 존재는 그녀가 아들의 사명에 얼마나 헌신했는지를 보여줍니다. 마리아의 삶은 어머니의 역할이 단순히 생물학적 관계를 초월하여, 하느님 아드님의 사명을 지원하였습니다. 예수님은 부모에게 순종하며 지냈고 지혜가 자랐다고 합니다. 부모가 예수님의 사명을 지원하며 키워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하느님 아드님, 곧 하느님의 어머니로서 불리시고 공경받아야 당연합니다.

 

저의 어머니도 교육받지 못하고 자라셨습니다. 사랑도 받지 못하고 자라셨지만, 아들 셋을 잘 키웠고 그중 하나는 사제가 되었습니다. 성당 가면 사제의 어머니로서 존경받으십니다. 우리가 하늘에서 어떤 공경을 받을지는, 내가 이 세상에서 누구의 어머니가 되느냐에 달렸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가 신앙적으로 하느님 자녀를 낳고 성장시키면 하느님 자녀의 어머니로서 하늘에서 공경받게 될 것입니다. 성모님은 인간이 어떻게 하늘에 들어가고 하늘에서 높은 자리에 앉을 수 있는지 보여주신 분입니다.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영광은 마리아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다른 사람들을 그리스도께 가까이 이끄는 삶을 살 때, 우리도 이 거룩한 사명에 참여하게 됩니다. 하늘나라에서는 우리가 땅에서 하느님의 일을 어떻게 양육하고 지원했는지에 따라 영광을 받게 될 것입니다. 마리아가 하느님의 어머니로 공경받는 것처럼 말입니다.

 

우리도 마리아처럼 우리의 삶을 하느님의 계획에 봉헌하며, 우리의 희생이 영원한 열매를 맺을 것임을 믿어야 합니다. 마리아의 믿음, 용기, 사랑을 본받아 다른 사람들을 올바른 목적을 향해 인도하는 영적 어머니와 아버지가 됩시다. 아멘.
https://youtu.be/zkD4aQhOmeg?si=Wv5yrJaiNIvUUlJu

 

#전삼용 요셉 신부의 매일미사 묵상글

 

그대는 더 이상 종이 아니라 자녀입니다. 갈라 4,7

You are no longer a lsve but a child. Gal 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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