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예루살렘의 속량을 기다리는 모든 이에게 그 아기에 대하여 이야기하였다. (루카 2,36-40) - 성탄 팔일 축제 제6일 (2024.12.30.)
[묵상] 예루살렘의 속량을 기다리는 모든 이에게 그 아기에 대하여 이야기하였다. (루카 2,36-40) - 성탄 팔일 축제 제6일 (2024.12.30.)
<예루살렘의 속량을 기다리는 모든 이에게 그 아기에 대하여 이야기하였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2,36-40
그때에 36 한나라는 예언자가 있었는데,
프누엘의 딸로서 아세르 지파 출신이었다.
나이가 매우 많은 이 여자는 혼인하여 남편과 일곱 해를 살고서는,
37 여든네 살이 되도록 과부로 지냈다.
그리고 성전을 떠나는 일 없이 단식하고 기도하며 밤낮으로 하느님을 섬겼다.
38 그런데 이 한나도 같은 때에 나아와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예루살렘의 속량을 기다리는 모든 이에게 그 아기에 대하여 이야기하였다.
39 주님의 법에 따라 모든 일을 마치고 나서,
예수님의 부모는 갈릴래아에 있는 고향 나자렛으로 돌아갔다.
40 아기는 자라면서 튼튼해지고 지혜가 충만해졌으며,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 오늘의 묵상 ||||||||||||||||||||||||
< 도전하지 않는 희망은 합리화된 절망의 또 다른 이름일 뿐이다 >
얼마 전에 어떤 신자분이 힘들고 어려운 시기에 있는데 “그래, 너 나에게 많이 주었니? 난 네게 다 주었다.”라고 하신 예수님을 만나고 싶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만나고 싶고 힘든데 왜 나타나지 않느냐고 합니다. 저는 그저 인내를 가지고 희망하라고만 하였습니다. 그러나 무언가 빠진 것 같아 이 강론으로 설명을 대신합니다. 저는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 하.사.시.를 끊임없이 읽었고 단식하였습니다. 만나주실 때까지 할 작정이었습니다.
루카 복음 2장 36-40절에서는 예언자 안나가 오랜 세월 동안 금식과 기도를 통해 메시아를 기다리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녀의 기다림은 단순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앉아 있는 것이 아니라, 준비된 기다림이었습니다. 안나는 자신의 삶을 하느님께 헌신하며 기도로 하루하루를 채우며 메시아를 볼 수 있는 그날을 준비했습니다. 그녀의 기다림은 희망 속에서 도전하며 신앙을 실천하는 모범적인 모습이었습니다. 이처럼 참된 기다림과 희망은 반드시 실천과 도전이 동반되어야 합니다.
월터 미티의 이야기는 이러한 주제를 현대적인 방식으로 잘 보여줍니다.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는 주인공 월터 미티의 삶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월터는 단조로운 일상 속에서 상상을 통해 자신을 위로하며 살아가던 인물입니다. 그는 모험적인 삶을 꿈꾸고,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과 함께하는 삶을 희망하지만, 실제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그의 삶은 단순히 희망과 상상의 반복일 뿐, 현실을 바꿀 용기를 내지 못한 채 정체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그가 중요한 순간 용기를 내어 자신의 상상을 행동으로 옮기기로 결심했을 때, 그의 삶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월터는 회사의 중요한 사진을 찾기 위해 전 세계를 여행하며 상상이 아닌 현실 속에서 진정한 모험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는 빙하를 건너고, 화산이 분출하는 장면을 목격하며 자신의 상상력을 현실로 실현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자신을 억누르고 있던 두려움에서 벗어나 삶의 진정한 의미를 찾게 됩니다. 마침내 그는 자신이 사랑하던 여인과도 연결되며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됩니다.
이 이야기는 상상과 희망만으로는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교훈을 줍니다. 도전과 행동이 동반되지 않는 희망은 단순히 합리화된 절망일 뿐입니다. 월터의 삶은 도전과 실천이 있을 때 희망이 어떻게 현실로 변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이제, 또 다른 실화를 통해 희망과 도전의 힘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영화 ‘바람을 길들인 이’(The Boy Who Harnessed the Wind)는 말라위의 한 소년 윌리엄 캄쾀바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윌리엄은 극심한 가뭄과 기아 속에서 절망에 빠진 마을에 희망을 가져다준 인물입니다. 그는 자신의 가족을 구하고자 했지만, 자신이 가진 것은 학교 도서관에서 배운 과학 지식과 주변에서 구할 수 있는 폐품뿐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그 작은 자원을 활용해 풍차를 만들기로 결심합니다. 이 풍차는 마을에 물을 끌어올려 농사를 가능하게 했고, 그의 가족과 마을 사람들의 생명을 구했습니다.
윌리엄은 단순히 기적을 기다리며 앉아 있지 않았습니다. 그는 자신의 희망을 행동으로 옮기고, 실질적인 노력을 통해 기적을 만들어 냈습니다. 그의 아버지 역시 처음에는 그의 계획에 회의적이었지만, 아들의 열정과 결심에 감동해 마침내 협력하게 됩니다. 이렇게 바람과 아버지를 감동하게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도와주었다가는 자신이 바람과 아버지까지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존재라는 교만을 갖게 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하느님께서 우리 희망이 당신을 감동시키기를 기다리시는 이유입니다. 결국 윌리엄은 자신의 노력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도움과 협력을 통해 절망을 희망으로 바꿀 수 있었습니다.
이 두 가지 이야기는 우리가 단순히 기다리는 것만으로는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음을 가르칩니다. 참된 기다림은 준비된 기다림이며, 희망은 행동으로 실현될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를 가집니다.
아브라함이 하느님의 약속을 믿었을 때 무엇을 하였을까요? 약속의 땅으로의 여정을 시작하였습니다. 욥은 또 어땠나요? 자기 자신과 싸웠습니다. 예수님께 치유 받은 모든 사람들은 어떤가요? 절망하지 않고 그분의 옷자락을 만지기 위해 손을 내밀었습니다. 성경은 말합니다.
“희망은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습니다. 하느님의 사랑이 성령을 통하여 우리 마음에 부어졌기 때문입니다.” (로마서 5,5)
희망 자체가 바로 성령의 열매입니다. 희망은 믿음을 낳고 실천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입니다. 희망한다면 무엇이든 해야 합니다. 우리 역시 예수님을 만나기 위해 준비된 기다림, 실천하는 기다림을 해야 합니다. 단순히 비가 오기를 기다리며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라, 바람을 길들일 수 있는 도전과 준비를 통해 우리의 희망을 현실로 만들어야 합니다. 하느님께서 맡기신 사명에 응답하며 도전하는 삶 속에서 우리는 참된 희망과 기쁨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https://youtu.be/uN5jJE-Rc7M?si=vTx_DTOw5Ehd1aiU
#전삼용 요셉 신부의 매일미사 묵상글
성전을 떠나는 일 없이 단식하고 기도하며 밤낮으로 하느님을 섬겼다. 루카 2,37
She never left the temple, but worshiped night and day with fasting and prayer. Lk 2,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