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의 샘

[묵상] 안식일에 목숨을 구하는 것이 합당하냐? 죽이는 것이 합당하냐? (마르코 3,1-6) - 연중 제2주간 수요일(일치주간, 2023.01.18.)

honephil 2023. 1. 18. 07:11

[묵상] 안식일에 목숨을 구하는 것이 합당하냐? 죽이는 것이 합당하냐? (마르코 3,1-6) - 연중 제2주간 수요일(일치주간, 2023.01.18.)

제2차 바티칸 공의회(1962-1965년)는 ‘일치 운동에 관한 교령’을 통하여, 가톨릭 신자들에게 다른 그리스도인들과 더불어 일치를 위하여 기도하고 노력할 것을 권장하였다. 이러한 뜻에 따라 교회는 해마다 1월 18일부터 성 바오로 사도의 회심 축일인 25일까지를 ‘일치 주간’으로 정하고, 그리스도인들의 일치를 간구하는 공동 기도를 바치고 있다.


<안식일에 목숨을 구하는 것이 합당하냐? 죽이는 것이 합당하냐?>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3,1-6
그때에 1 예수님께서 회당에 들어가셨는데,
그곳에 한쪽 손이 오그라든 사람이 있었다.
2 사람들은 예수님을 고발하려고,
그분께서 안식일에 그 사람을 고쳐 주시는지 지켜보고 있었다.
3 예수님께서 손이 오그라든 사람에게 “일어나 가운데로 나와라.” 하시고,
4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안식일에 좋은 일을 하는 것이 합당하냐?
남을 해치는 일을 하는 것이 합당하냐?
목숨을 구하는 것이 합당하냐? 죽이는 것이 합당하냐?”
그러나 그들은 입을 열지 않았다.
5 그분께서는 노기를 띠시고 그들을 둘러보셨다.
그리고 그들의 마음이 완고한 것을 몹시 슬퍼하시면서 그 사람에게,
“손을 뻗어라.” 하고 말씀하셨다.
그가 손을 뻗자 그 손이 다시 성하여졌다.
6 바리사이들은 나가서 곧바로 헤로데 당원들과 더불어
예수님을 어떻게 없앨까 모의를 하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 오늘의 묵상 ||||||||||||||||||||||||

 

“손을 뻗어라.”는 말씀은 오늘 우리들의 오그라든 마음,

뒤틀린 영혼을 곧게 펴라는 말씀이었습니다!

 

우리는 이 한 세상 살아가면서 이런저런 이유로

몸과 마음이 극도로 경직되는 체험을 하게 됩니다.

 

신학을 공부하던 시절, 교수 신부님들과 얼굴을 마주하고

치르는 구술시험이 있었는데, 교수실 바깥에 대기하고 있노라면,

얼마나 긴장이 되던지 온몸이 경직되곤 했습니다.

 

얼마 전 오랜만에 종합건강검진을 받았는데, 다른 검사들을

그럭저럭 견딜만한데, 엄청난 양의 혈액을 채취하기 직전이나,

대장내시경 직전에는 경직되는 것을 넘어 사시나무 떨리듯 온몸이 떨리더군요.

 

몸이 경직되다 보면 마음도 경직됩니다. 마음이 완고해지다

보면 몸도 뻣뻣해집니다. 몸과 마음이 따로따로가 아니라

함께 가는 것 같습니다. 때로 몸이 경직되는 것보다

마음이 완고해지는 것이 더 위험합니다.

 

가끔 마음이 꽁꽁 얼어붙은 사람들을 만납니다. 마음의 문을

완전히 닫아버렸습니다. 어떻게든 한번 풀어보려고 백방으로

노력하고, 쌩쑈를 다해보지만, 끝끝내 문을 열지 않습니다.

그저 안타까운 마음으로 바라보며 한탄만 할 뿐입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사람들, 아마도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 들이었겠지요. 예수님을 따라다니기는 다니는데,

그분을 주님으로 고백하고 추종하려고 따라다니는 것이 아니라,

여차하면 예수님을 고발하고 그분께 올가미를 씌우려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손이 오그라든 사람보다 백만 배 천만 배 더 가련하고 불행한

사람들입니다. 손 오그라든 거야, 그러려니 하고 참고 살아가면

그만입니다. 그런데 마음이 오그라들 대로 오그라든 그들은

스스로 구원의 문을 닫아버렸습니다. 천국으로 향하는

문을 자기들 쪽에서 굳게 잠가버렸습니다.

 

이런 그들의 완고한 마음을 보신 예수님께서는 크게 슬퍼하십니다.

노기까지 띠십니다. 그리고는 손이 오그라든 사람을 향해 외치십니다.

 

“손을 뻗어라.”(마르코 복음 3장 5절)

 

“손을 뻗어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사실 예수님을 고발하려고

둘러서 있는 사람들에게 하신 말씀이요, 동시에 오늘 우리

각자를 향해 건네신 말씀이었습니다. 우리들의 오그라든 마음,

뒤틀린 영혼, 비비 꼬인 정신을 곧게 펴라는 말씀입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그가 손을 뻗자 그 손이 다시 성하여졌다. 마르 3,5
He stretched his hand out and it was restored. Mk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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