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의 샘

[묵상] 사탄은 끝장이 난다. (마르코 3,22-30) - 연중 제3주간 월요일(2023.01.02.)

honephil 2023. 1. 2. 06:40

[묵상] 사탄은 끝장이 난다. (마르코 3,22-30) - 연중 제3주간 월요일(2023.01.02.)

<사탄은 끝장이 난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3,22-30
그때에 22 예루살렘에서 내려온 율법 학자들이,
“예수는 베엘제불이 들렸다.”고도 하고,
“예수는 마귀 우두머리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고도 하였다.
23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부르셔서 비유를 들어 말씀하셨다.
“어떻게 사탄이 사탄을 쫓아낼 수 있느냐?
24 한 나라가 갈라서면 그 나라는 버티어 내지 못한다.
25 한 집안이 갈라서면 그 집안은 버티어 내지 못할 것이다.
26 사탄도 자신을 거슬러 일어나 갈라서면 버티어 내지 못하고 끝장이 난다.
27 먼저 힘센 자를 묶어 놓지 않고서는,
아무도 그 힘센 자의 집에 들어가 재물을 털 수 없다.
묶어 놓은 뒤에야 그 집을 털 수 있다.
28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사람들이 짓는 모든 죄와 그들이 신성을 모독하는 어떠한 말도 용서받을 것이다.
29 그러나 성령을 모독하는 자는 영원히 용서를 받지 못하고
영원한 죄에 매이게 된다.”
30 이 말씀을 하신 것은 사람들이
“예수는 더러운 영이 들렸다.”고 말하였기 때문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 오늘의 묵상 ||||||||||||||||||||||||

 

솔직함에 겸손의 덕까지 더한 세례자 요한!

 

세례자 요한이 등장으로 인해 유다 지도층 인사들은 바짝

긴장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종래 예언자나 지도자들과는 다른

촌철살인의 설교와 함께, 구름 군중을 불러 모으며 유명세를 떨쳤던 것입니다.

 

자신들은 찬밥 신세인데, 다들 세례자 요한에게 몰려가고,

그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으니, 심기가 엄청 불편했을 것입니다.

 

세례자 요한을 두고 유다 지도층 인사들 사이에서 설왕설래도 많았을 것입니다.

 

“보아하니, 오시기로 된 메시아가 분명해!” “입고 다니는 옷을 봐.

초라하고 남루한 행색을 봐서 그럴 리가 없어.” “그런데 신선하고

거침없는 언변에, 강력한 카리스마에, 메시아가 맞을지 몰라.”

 

고민 끝에 그들은 사제들 레위인들을 세례자 요한에게 보내

그의 정체를 파악하라는 미션을 줍니다. “당신은 누구요?”

질문에 세례자 요한의 대답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세례자 요한은 길게 주저리주저리 늘어놓지

않습니다. 한 마디로 딱 잘라 본론만 말하는데, 그야말로 솔직 담백함의 극치입니다.

 

“나는 그리스도가 아니다.”(요한 복음 1장 19절) “나는 이사야

예언자가 말한 대로 ‘너희는 주님의 길을 곧게 내어라.’ 하고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다.”(요한 복음 1장 23절)

 

뿐만 아닙니다. 세례자 요한은 솔직함에 겸손까지 더합니다.

“나는 물로 세례를 준다. 그런데 너희 가운데에는 너희가 모르는

분이 서 계신다. 내 뒤에 오시는 분이신데, 나는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리기에도 합당하지 않다.”(요한 복음 1장 26~27절)

 

구약시대를 마무리짓는 마지막 대 예언자요, 예수 그리스도의

길을 닦는 선구자로서 세례자 요한의 태도는 참으로 존경스럽습니다.

 

세례자 요한은 자신의 정체, 신원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세상 사람들의 박수갈채와 하늘을 찌르는 인기 앞에 조금도

우쭐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유효 기간이 언제까지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마침내 떠날 순간이 왔음을 인지하자, 단 한순간도 지체 없이,

그 어떤 미련도 없이, 잘 마련된 무대를 주인공이신 예수님께

넘겨드린 다음, 신속히 구세사의 무대 뒤로 사라져 버렸습니다.

참으로 놀라운 겸손의 덕이 아닐 수 없습니다.

 

때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뭐 그리 아쉬움이 많은지, 미적미적,

“아직 떠날 마음의 준비가 안되었어요. 좀 더 있게 해 주세요!”가

아니라, 바람처럼, 구름처럼, 홀연히 떠나가는 세례자 요한의

뒷모습이 참으로 멋있어 보입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나는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리기에도 합당하지 않다. 요한 1, 27
I'm not even worthy to unite the strap of his sandal. Jn 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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