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그들은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 (루카 5,1-11) - 연중 제22주간 목요일 (2022.9.1.)
[묵상] 그들은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 (루카 5,1-11)
- 연중 제22주간 목요일 (2022.9.1.)
<그들은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5,1-11
1 예수님께서 겐네사렛 호숫가에 서 계시고,
군중은 그분께 몰려들어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있을 때였다.
2 그분께서는 호숫가에 대어 놓은 배 두 척을 보셨다.
어부들은 거기에서 내려 그물을 씻고 있었다.
3 예수님께서는 그 두 배 가운데 시몬의 배에 오르시어
그에게 뭍에서 조금 저어 나가 달라고 부탁하신 다음,
그 배에 앉으시어 군중을 가르치셨다.
4 예수님께서 말씀을 마치시고 나서 시몬에게 이르셨다.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
5 시몬이 “스승님, 저희가 밤새도록 애썼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스승님의 말씀대로 제가 그물을 내리겠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6 그렇게 하자 그들은 그물이 찢어질 만큼 매우 많은 물고기를 잡게 되었다.
7 그래서 다른 배에 있는 동료들에게 손짓하여 와서 도와 달라고 하였다.
동료들이 와서 고기를 두 배에 가득 채우니
배가 가라앉을 지경이 되었다.
8 시몬 베드로가 그것을 보고 예수님의 무릎 앞에 엎드려 말하였다.
“주님, 저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
9 사실 베드로도, 그와 함께 있던 이들도 모두
자기들이 잡은 그 많은 고기를 보고 몹시 놀랐던 것이다.
10 시몬의 동업자인 제베대오의 두 아들 야고보와 요한도 그러하였다.
예수님께서 시몬에게 이르셨다.
“두려워하지 마라.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
11 그들은 배를 저어다 뭍에 대어 놓은 다음,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 오늘의 묵상 ||||||||||||||||||||||||||
<사람은 이런 때 얼굴에서 빛이 난다>
제 유튜브 채널 구독자 중 ‘사랑합니다, 하느님’ 이라는 아이디를 가지신 분의 댓글입니다.
-제가 신앙생활 초기에 체험한 작은 기적이 있어요. 어느 날 성당에 가려는데 갑자기 하느님께 마음속으로 여쭙게 됐어요.
“하느님 오늘은 제가 어떤 옷을 입고 가면 좋으시겠어요? 하느님 뵈러 성당 가니까요. 하느님이 원하시는 옷을 입고 싶어요.”
그러고 옷장을 보니 그동안 한 번도 마음에 안 갔던 옷이 눈에 띄었고 그걸 입고 성당에 걸어갔어요. 그런데 신기한 일이 미사 중에도 미사 후에도 집으로 걸어올 때도 사람들이 얼굴까지 돌려가며 저를 다 쳐다보는 거예요. 정말 거의 모든 사람이요. 입이 떡 벌어지고 눈이 동그래져서요. 무슨 김태희도 아니고….
저는 그런 외모도 아니고 태어나서 이런 경우가 한 번도 없어서 이상하게 생각했는데요. 집에 와서 보니 진짜 제 얼굴이, 몸이 엄청나게 빛나고 있었어요. 너무 웃기시겠지만 진짜 살 속에서 빛이 터져 나오는 것처럼요. 저도 너무 신기하고 아름다워서 거울을 한참 쳐다봤어요. 그러고 싹 사라졌어요. 그 빛이요.
그때는 이게 무슨 일인가 하고 지나갔는데 최근에 신부님의 강의를 듣고 묵상하다가 너무 오랜만에 딱 생각난 거예요. 하느님의 뜻을 원한 거. 물론 이게 아주 작은 무슨 옷을 입느냐 하는 거였지만요. 그게 하느님께서 마음에 드셨나 봐요. 저는 초신자이고 그리고 주변에 신앙인도 없어서 아무도 저를 이끌어줄 수도 없고…. 그런 상황이니까 하느님께서 믿음을 가질 수 있게 작은 기적을 선물처럼 주셨던 거 같아요. 하느님께 감사드리고, 저도 더더욱 믿고 더더욱 하느님의 뜻을 원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하느님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정말 얼굴에서 빛이 날 수 있을까?’를 생각해보게 됩니다. 저도 아주 가끔 빛이 난다는 말을 들어보기는 하였습니다. 그때는 사실 잠을 많이 자서 피부가 좋을 때가 아니었습니다. 잠을 못 자고 지쳐있지만 그래도 신자분들을 위해 무언가 할 때입니다. 그렇게 지쳐있어서 사람들이 나를 피곤하게 보지 않을까 생각할 때 신자들은 빛이 난다고 말해주었습니다. 정말 하느님의 ‘뜻’을 받아들이면 ‘빛’이 나는 일이 가능한 것 같습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도 우영우가 고래들로부터 새로운 영감을 받을 때 얼굴이 클로즈업되며 빛이 나는 장면이 많습니다. 여기서 고래는 바다의 고래가 아닙니다. 하늘을 나는 고래들입니다. 인간이 생각할 수 있는 것을 초월하는 깨달음을 주는 거의 신적인 존재의 상징입니다. 신적인 존재의 뜻이 들어올 때 얼굴이 환하게 빛나는 것입니다.
모세도 하느님과 40일간 대화하고 나서 얼굴에 빛이 나서 수건으로 가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말 우리 신자들은 얼굴에 빛이 나는 사람들이어야 할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베드로를 뽑을 때 먼저 오른쪽에 그물을 던져보라고 시키십니다. 베드로는 어부이고 밤새도록 고기를 잡았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했습니다. 예수님은 선생님이기는 하지만 목수이고 고기 잡는 법에 대해 잘 모릅니다. 그래도 베드로는 이렇게 말합니다.
“스승님, 저희가 밤새도록 애썼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스승님의 말씀대로 제가 그물을 내리겠습니다.”(루카 5,5)
그리고는 엄청난 물고기가 잡히는 기적을 체험합니다. 하도 겁이 나서 무릎을 꿇고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주님, 저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루카 5,8)
만약 베드로가 예수님께 처음부터 “물고기가 많이 잡히게 해 주십시오”라고 청했고 그 기도가 들어졌다면 이만큼 충격을 받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하느님의 도량은 인간의 상상을 뛰어넘습니다. 그래서 내가 기도한 것을 하느님께서 들어주시는 것보다는 아주 작은 것이라도 그분의 뜻을 물어보고 그분의 뜻을 실현하는 가운데서 얻어지는 체험이 훨씬 큰 은총을 선사합니다.
내 안에 성체로 들어오시는 그리스도의 뜻을 가로막아 나를 어둡게 만드는 것은 자기 뜻입니다. 기도도 나의 뜻이 이루어짐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라고 기도해야 합니다. 그러면 내가 청해서 받는 것보다 비교할 수 없이 큰 은총을 받습니다. 우리가 청하는 것을 들어주시면 믿겠다는 말은 얼마나 어리석고 어두운 마음입니까?
저도 며칠 전에 피곤하여 가기 귀찮은 곳에 기도하러 갔습니다. 주님께서 가기를 원하신다는 생각이 들어서였습니다. 그런데 그때 외모에 대한 특별히 많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정말 저에게서 빛이 나오는 것처럼 사람들은 제 외모에 대해 많은 말을 하였습니다.
전에 말씀드렸듯이, 한 수녀님이 이탈리아에서 유학하는 것이 힘들어서 알프스에서 에델바이스를 보면 견뎌보라는 뜻으로 알겠다고 기도했는데, 결국엔 하늘에서 쏟아지는 별을 보고 석사까지 버틸 힘을 얻었습니다. 에델바이스는 알프스의 별이라는 꽃 이름이 있다고 합니다. 인간이 청해 봐야 작은 꽃 한 송이 보게 해 달라는 것이지만 하느님은 비 오는 중에 하늘을 열어 알프스에 별이 쏟아지게 하시는 분이십니다.
우리도 얼굴이 빛날 수 있습니다. 빛이 은총과 진리로 내 안에 들어와 사시기 전까지 나는 어둠이었습니다. 자아는 어둠입니다. 자아의 뜻이 하느님의 뜻을 가로막지 않도록 합시다. 자주 주님의 뜻을 물어봅시다. 그러면 다른 사람들로부터 얼굴에서 빛이 난다는 소리를 자주 듣게 될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은 이러한 매력을 풍겨야 합니다.
#전삼용 요셉 신부의 매일 복음 묵상
스승님의 말씀대로 제가 그물을 내리겠습니다. 루카 5,5
Master, at your command I will lower the nets. Lk 5,5